정발협-나라회,겉으론 『중립』 속으론 『대립』

  • 입력 1997년 6월 9일 20시 47분


신한국당내 범민주계모임인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와 민정계가 주축이 된 「나라를 위한 모임(나라회)」등 두 조직이 각기 독자세력화에 나서면서 경선판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두 세력은 표면적으로는 똑같이 「엄정중립」과 「결속」을 내세우지만 언젠가 특정후보를 추대, 정권창출을 주도하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고 있어 초장부터 팽팽한 대결양상을 보인다. 조직구조상으로도 「이사회―운영위―상임집행위」(정발협), 「시도별로 안배된 운영위」(나라회) 등 모두 당내당(黨內黨)의 진용을 갖추고 있어 최악의 경우 분당까지 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는 실정이다. 정발협은 현재 원내외 지구당위원장 1백20여명이 회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나라회는 현재 참여한 위원장은 38명이지만 공식 출범전까지 70여명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혀 전체 위원장의 4분의 3을 망라하는 수준이다. 양 세력은 겉으론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심지어 양 세력의 일각에서는 『당의 단합을 이룰 곳은 정발협과 나라회밖에 없다. 두 세력이 손을 잡아야 한다』는 제휴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겉공기일 뿐이다. 양 세력 주변에 감도는 「전운(戰雲)」을 실감하기는 어렵지 않다. 9일 당직자회의에서도 『정발협에 이어 나라회가 발족해 걱정스럽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같은 대결조짐은 양 세력이 서로 다른 특정후보를 지지하게 될 경우 표면화될 수밖에 없다. 나라회가 李會昌(이회창)대표를 밀고 정발협이 李壽成(이수성)고문이나 朴燦鍾(박찬종)고문을 추대하면 양 세력의 정면충돌은 불가피하다. 특히 8일의 나라회 모임에서 이대표와 가까운 金潤煥(김윤환)고문이 전면에 나섰고 정발협도 오는 20일경 대선후보 자질기준에 대한 세미나를 여는 등 후보추대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은 모두 추론(推論)에 불과하다. 양 세력 모두 특정후보 추대를 위한 최대공약수를 찾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각양각색의 내부 의견을 수렴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모임의 주도층부터 아주 잘 알고 있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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