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내 민주계가 주축이 된 「정치발전협의회(정발협)」가 3일 초계파적 정권재창출 주도세력임을 자임하며 정식 출범했다. 그러나 정발협의 고민은 지금부터다.
간사장을 맡은 徐淸源(서청원)의원은 『당력을 모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임기말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정권재창출을 주도하자는 게 정발협의 목적이지만 특정 계파의 모임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은 「정발협〓민주계 모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지금은 「엄정중립」을 표방하고 있지만 경선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김대통령의 의중, 즉 「김심(金心)」 논란이나 후보추대 문제 등으로 정발협의 진로는 끊임없이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정발협의 향후 진로와 관련한 방향타는 크게 두가지다. 먼저 정발협을 주도하는 서간사장과 姜三載(강삼재)의원의 향배다. 강의원은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뒤 다시 「잠행(潛行)」에 들어갔다. 「김심」에 정통하다고 소문난 자신이 전면에 서면 끊임없이 「김심」 논란이 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강의원의 잠행에는 또다른 포석이 깔려 있는 듯하다. 바로 「민정계 끌어들이기」다. 이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정발협의 발전적 해체―민정 민주계의 연합추대위 발족」까지도 겨냥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간사장과도 이미 의견조율을 거친 것 같고, 민정계 의원들과 폭넓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金潤煥(김윤환)고문과도 채널을 개설했다는 전문이다.
정발협의 한 핵심관계자는 『당초 「친(親) 김대통령」 성향의 민정계와 공동으로 모임을 추진했어야 했는데 한보사태로 위기를 느낀 민주계 중진들이 안전판용으로 일을 서두르는 바람에 첫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면서 『하지만 앞으로 보름 정도면 방향을 재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발협이 만약 민정 민주 연합추대위를 만들어낼 경우 경선판도에는 대단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민주계 원로급 중진들과 민정계의 반응, 추대후보결정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아직은 희망섞인 「도상작전(圖上作戰)」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창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