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司正]거명 시도지사들 『정국反轉 노리는 음모』

  • 입력 1997년 5월 23일 20시 06분


사정당국이 고위공직자 비리 내사과정에서 야당출신 광역자치단체장의 금품수수 혐의를 포착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 「거명되고 있는」 시도지사들은 23일 몹시 불쾌하다는 표정들이었다. 이들은 또 애써 외면하거나 「사실무근」이라며 강력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宋彦鍾(송언종)광주시장은 이날 오전 간부회의를 마친 뒤 몇몇 간부들에게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며 이 시점에서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했다는 후문. 시청 주변에서는 『아들 결혼식 때 축의금을 받지 않을 정도로 청렴하기로 이름난 송시장이 부정한 돈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송시장에게 동정적인 여론이 강한 실정. 한 고위간부는 『일부 언론이 본인에게 단 한차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보도한 것은 문제』라며 『여권이 정국의 흐름을 뒤집기 위해 물타기사정을 시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 ○…洪善基(홍선기)대전시장은 이권개입 내사설이 보도되자 이날 오전10시반경 기자실을 찾아와 다소 당혹스런 표정으로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하게 부인. 홍시장은 『보도 내용이 사정당국의 공식발표도 아니지 않느냐』면서 『보도경위에 대해 알지도 못하지만 사실이 아닌만큼 굳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언급. 그는 이어 『30여년 공직생활을 통해 청렴을 신조로 살아왔고 더구나 민선시장 취임 후에는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게 지내오고 있다』고 거듭 강조. 한편 홍시장의 부인과는 관계없이 시청 공무원들은 다소 술렁이는 분위기였으며 일부 부서에는 사실여부를 확인하려는 시민들의 전화가 쇄도. ○…柳鍾根(유종근)전북지사는 이날 출근 직후 비서관을 불러 『전혀 알 수 없는 얘기이며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말한 뒤 군산 금강하구둑에서 열린 방재종합시범훈련을 참관. 유지사의 한 측근은 『유지사가 자신에 대한 내사가 진행중이라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면서 『유지사는 야당출신 단체장들에 대한 내사설에는 대선자금정국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어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었다』고 전언. 그러나 일부 공무원들은 『몇몇 언론에 실명이 나올 정도라면 뭔가 있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표정. 한편 도 관계자들은 『비리연루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과거 경찰이 내사했던 용담댐이설도로 건설사업과 최근 유지사가 적극 추진중인 도청사이전 등 대형사업 관련서류를 다시 챙겨보기도. 〈광주·전주·대전〓김 권·김광오·지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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