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金德龍(김덕룡)의원은 6일 시민대토론회에서 한보자금 수수문제 등 난처한 질문이 쏟아졌으나 시종 여유를 잃지 않고 거침없이 답변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의원은 이날 토론회가 시작되자마자 金賢哲(김현철)씨와의 문제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는데 『현철씨 주변세력이 누구인지 밝히라』고 묻자 『그런 이름이 밝혀지면 「김덕룡리스트」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받아넘겼다.
김의원은 『현철씨와 관련이 있는 대선주자가 한둘이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요새 유행하는 말로 확인하고 싶지 않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의원은 패널리스트들이 한보자금 수수와 관련, 대선포기의사가 없느냐고 묻자 『국민과 하늘의 뜻이라면 따를 용의가 있으나 내가 가던 길을 멈춤으로써 나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꺾는 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김의원이 『그동안 호남에서는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총재 외에 선택의 폭이 없었지만 내가 대선후보로 나가면 될 후보를 밀어주자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고 말하자 좌중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그는 또 미국의 클린턴대통령과 영국의 토니 블레어총리의 닮은 점에 대해 묻자 『두 사람의 부인들이 모두 전문직 여성인데 당내 대선주자중 전문직 아내를 가진 사람은 내가 유일하다』고 말해 다시 폭소가 터졌다.
○…김의원은 李會昌(이회창)대표의 정치력부재, 영입파주자의 무임승차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소상하게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정치는 육법전서나 강의실 교과서로 되는 게 아니며 법치이상의 것이다. 비록 정치인이 제역할을 못하고 있으나 성직자 판사 교수가 정치를 하고 아마추어대통령이 되는데에는 회의를 갖고 있다』며 「전문정치인론」을 폈다.
구체적으로 이대표를 평가해달라는 주문에 대해 김의원은 『정치경험부족으로 당내문제에서 실수를 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김의원은 『작년 총선 때 계보관리를 위해 많은 의원을 지원했다는 설이 있다』는 지적에 『야당시절 고생한 동지들을 격려하는 의미로 작은 성금을 보낸 적은 있으나 이 자리에서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이에 사회자는 김의원에게 『밝힐 수 없다는 답변을 다섯번이나 했다. 이 자리가 한보청문회가 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장에는 박범진(박범진)총재비서실장 맹형규(맹형규) 이신범(이신범) 이상현(이상현) 이원복(이원복)의원 등 30여명의 원내외 위원장들이 방청했다. 이를 한 패널리스트가 지적하자 김의원은 『나를 통해 상징되는 이미지가 있고 세대교체 지역구도타파 등 뜻을 같이 하는 동지들이 나와 함께 있다』고 말했다.
〈이원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