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회동/야권 반응]『안만나줄 이유없지』느긋한 관전

  • 입력 1997년 3월 16일 20시 03분


[이철희기자] 신한국당 李漢東(이한동) 朴燦鍾(박찬종) 두 고문이 15일 밤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가진 밀담(密談)에서 『야당의 두 김총재를 만나겠다』고 합의한 데 대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측은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16일 양당의 金大中(김대중) 金鍾泌(김종필)총재는 「노 코멘트」였고 측근들도 『아직 진의가 뭔지 알 수 없는데 뭐라고 코멘트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며 언급을 삼갔다. 특히 자민련 李東馥(이동복)총재비서실장은 『김종필총재는 「소이부답(笑而不答)」으로 일단 안개가 걷힐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자세』라고 전했다. 두 김총재로서는 이, 박고문의 회동제의에 깔려있는 의도를 전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일단 관망하겠다는 자세인 듯하다. 야권의 한 당직자는 『요즘 신한국당내에서 불쑥불쑥 터져나오는 상황 만큼 즐거운 「쇼」가 없는 듯하다』며 이같은 야권지도부의 분위기를 대변했다. 그러면서도 야권은 이, 박고문을 비롯한 여권 대선주자들의 움직임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며 그 배경과 파장에 대한 나름대로의 분석에 몰두하고 있다. 야권은 우선 이, 박고문의 회동제의가 당내 대권경쟁에서 탈락할 것을 우려한 불안감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굳어져가는 듯한 「李會昌(이회창)대세론」에 저항하려는 몸부림이 이같은 다소 돌출적인 언동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회동제의가 단순히 「이회창 흔들기」에 야권의 두 김총재를 끌어들이는 것이라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이들의 움직임이 「DJP공조」를 이간하려는 모습으로 비쳐질 것도 우려하고 있다. 국민회의 朴智元(박지원)기조실장은 『자신들의 입지강화를 위해 두 김총재를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강하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고 자민련 韓英洙(한영수)부총재도 『적어도 이들에게는 야권의 세(勢)를 업고 이회창견제수를 두려는 심리가 깔려있는 것 아니냐』고 경계했다. 그렇다고 야권이 이들의 회동제의를 아예 일축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만나자는데 굳이 못만날 이유는 없다』고 했고 자민련 이동복총재비서실장도 『뭔가 할 얘기가 있다면 청취해보는 자리를 갖는 것도 괜찮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같은 야권의 입장은 사태의 추이에 따라 이들이 신한국당을 이탈, 야권과 손잡을 가능성을 미리 차단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한 이들과의 만남을 최소한 여권내 「반(反)이회창 전선」의 향배를 탐색하는 자리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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