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지도부와 청와대수석비서진의 일괄 사의에 이어 李壽成총리가 26일오전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金泳三대통령에게 국무위원들의 일괄 사의를 표명하자 총리실을 중심으로 정부종합청사는 무겁고 침울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李총리는 이날 평소와 다름없이 오전 8시40분께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총리집무실로 출근, 李桓均총리행조실장 宋泰鎬비서실장 등 총리실 간부들을 불러 국회 對정부질문 답변자료를 챙긴뒤 오전 9시40분께 청와대로 올라갔다.
李총리는 이날 기자와 만나 「오늘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국무위원들의 사의를 표명하느냐」는 질문에 담담한 표정으로 『그렇게 해야 되겠지요』라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李총리는 이어 「국무위원들의 사표를 가지고 올라가느냐」고 묻자 『그럴 필요까지는 없다』며 『국무위원들도 이심전심으로 잘 알고 있다』고 언급, 金대통령에게 구두로 국무위원들의 일괄 사의표명을 할 것임을 내비쳤다.
李총리는 지난 13일 주례보고에서 이미 사의표명을 한데다 국회 對정부질문이 진행중임을 감안, 이번 주말께 국무위원들의 일괄 사표를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전날 李洪九대표 등 신한국당 주요당직자와 청와대수석비서진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金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의 표명시기를 앞당겼다는 후문.
총리실 관계자들은 金대통령이 전날 對국민담화에서 『인사개혁을 단행하겠다』고 말함에 따라 조만간 국무위원들의 사의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시기가 앞당겨진데 대해 다소 놀라는 표정.
宋비서실장 등 총리실 간부들은 「오늘 주례회동에서 李총리가 국무위원들의 사의표명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총리께서 알아서 하실 일이지 우리는 잘 모른다』면서 『주레회동이 끝나기 전까지는 답변할 수 없다』고 언급을 회피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당과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李총리가 사의표명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안다』면서 『오늘 주례보고에서 구두로 사의표명을 한뒤 사표제출은 改閣 직전에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李총리는 이날 주례보고를 끝내고 곧바로 경기도 성남시 학생중앙군사학교에서 열린 학군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 치사를 한뒤 낮 12시께 국회 對정부질문에 응하기 위해 국회로 이동.
李총리는 전날 국회의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주례보고와 임관식 참석 때문에 오전에는 국회출석이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