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대 기자] 한보특혜대출비리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는 특혜대출의 배후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한보측의 비자금 규모와 사용처에 대해서도 조사를 외면한 점 등 지난 91년 발생한 수서비리사건 수사와 공통점이 많아 수서사건 수사의 재판(再版)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수사종결 4년여만에 재수사를 통해 진상이 밝혀진 수서비리사건의 경우처럼 이번 사건도 차기정권에서 재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 내부의 지적이다.
▼공통점1―배후 의혹해소 실패▼
검찰은 신한국당 洪仁吉(홍인길) 黃秉泰(황병태)의원이 한보특혜대출에 영향력을 행사한 장본인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홍의원이 청와대 총무수석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그의 영향력만으로 5조원이 넘는 특혜대출은 어렵다는 것이 재계와 금융계 인사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아들 賢哲(현철)씨가 특혜대출의 「배후」라는 세간의 의혹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91년 2월 수서택지특별분양사건 때도 검찰은 張炳朝(장병조)전 청와대문화체육담당비서관(1급)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특혜분양의 주도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95년 11월 盧泰愚(노태우)당시 대통령이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으로부터 1백50억원을 받고 영향력을 행사해 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진짜 배후는 노전대통령이었던 것이다.
▼공통점2―비자금 수사외면▼
한보그룹측은 철강단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4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사용처가 밝혀진 것은 한보그룹 金鍾國(김종국)재정본부장이 ㈜한보의 자금 1백52억원을 빼내 한보상사에 대여금 명목으로 줬다는 사실 뿐이다.
또 정총회장이 정관계 인사와 은행장 등에게 준 것으로 검찰이 밝혀낸 뇌물액수 역시 23억5천만원에 불과하다.
지난 91년 2월 수서사건 수사 당시 한보그룹측이 3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 1백50억원은 대통령에게, 나머지 1백50억원은 정 관계에 뿌렸다는 설이 무성했다.
검찰은 그러나 한보측의 회계장부를 사무실에서 보고도 압수하지 않고 비자금 규모와 사용처에 대한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정총회장의 여비서 千恩周(천은주·당시 25세)씨를 적극적으로 추적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그러나 지난 95년 11월 정총회장이 노전대통령에게 1백50억원의 뇌물을 건넨 사실이 밝혀져 세간의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
▼공통점3―희생양론 부상▼
지난11일 수뢰혐의로 구속된 홍의원은 자신은 「깃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몸체」는 따로 있다는 주장이다.
수서비리 때도 「희생양론」이 제기됐었다.
당시 3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감된 당시 민자당 金東周(김동주)의원은 자신은 「희생양」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공통점4―해명성 수사▼
검찰은 수서사건 당시 특혜분양의 연결고리로 의혹이 제기된 당시 청와대 洪性澈(홍성철)비서실장과 金鍾仁(김종인)경제수석 李相培(이상배)행정수석 등을 소환조사했으나 이들의 해명만 듣고 수사를 끝냈다.
이번에도 검찰은 한보철강에 수조원의 대출이 이뤄질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과 통상산업부장관 등을 지낸 朴在潤(박재윤)씨를 비밀리에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이 때문에 특혜대출의 배후를 놓고 여론이 들끓자 구색갖추기용 수사만 하고 마무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