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욱기자] 한보사건으로 실세들과 현역 장관이 잇따라 구속되는 등 큰상처를 입은 여권내 민주계가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민주계 원로 및 중진들은 한보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자 삼삼오오 모임을 갖고 시국수습방안과 민주계 자구책마련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 모임은 주로 민주계 대선예비주자로 한보연루설로 인해 이미지가 손상된 신한국당의 崔炯佑(최형우) 金德龍(김덕룡)의원이 앞장서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양해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끈다.
민주계 좌장격인 최고문과 徐錫宰(서석재) 김덕룡의원, 원로격인 金守漢(김수한)국회의장 金命潤(김명윤)고문 등은 13일 오전 시내 모호텔에서 긴급 조찬회동을 갖고 난국타개와 민주계의 활로를 장시간 논의했다.
한 참석자는 『자칫 수수방관할 경우 민주계의 공멸(共滅)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에 도달했다』며 『위기정국을 벗어나기 위한 범여권의 결속과 단합은 물론 민주계의 재기를 위한 방안 등이 허심탄회하게 논의됐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저녁에는 최고문과 김의원, 李源宗(이원종)청와대정무수석과 姜三載(강삼재)신한국당 사무총장이 참석한「4자회동」을 갖고 자구책을 논의했다.
특히 12일 최고문과 김의원의 단독회동에서 두 사람은 일부 언론을 통해 「한보리스트」가 고의적으로 유출된 것은 김대통령과 민주계전체를 겨냥한 조직적인 음해공작이라고 규정, 이에 적극 대응하기로 결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최고문과 김의원은 한보사건의 여파로 한동안 자제해왔던 당내 측근 및 소장파의원들과 잇따라 접촉을 갖고 있다.
이번 주초부터 20여명의 계보의원들을 만나온 김의원은 14일 낮 시내 모처에서 초재선급 의원들을 또다시 접촉, 민주계의 단합을 역설했다.
최고문도 이날 저녁 시내 모호텔에서 최고문과 가까운 초재선의원 7,8명을 만났다.
그러나 민주계 중진들의 이같은 자구책 모색에도 불구, 한보사태 등으로 만신창이가 된 민주계가 과연 재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