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탈북행렬이 잇따르자 주민들의 여행 통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두끼 죽먹기, 한끼 굶기 운동을 벌일 정도로 식량난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으며 전력난이 심화돼 지난 92년부터 일반가정에 제한 송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3월 북한을 탈출, 중국을 경유해 지난 22일 인천을 통해 귀순한 金영진씨(51.평남 문덕군 제2요양소 재정관리장)와 유송일씨(46.오중흡대학 후방부 관리과장)가족 8명은 2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귀순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金씨는 "탈북자가 급증하면서 안전부가 발급한 통해증만 있으면 여행이 가능했으나 최근에는 여행을 하려면 안전원과 인민반장에게 여행계획을 알려야 하고 인민반장은 인민반내 여행자 현황을 수시로 담당 안전원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金씨는 특히 "기관.기업소가 1주일에 한번씩 안전부 분소에 알리는 출근현황보고가 일일보고로 변경됐으며 결근 현황은 물론 결근 사유까지 보고토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金씨는 또 동 리마다 1개조 5명으로 구성된 규찰대 3개조를 편성, 교대로 주.야간 순찰을 실시하고 밤 10시 이후에는 신분확인과 함께 휴대품 검색까지 실시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 金씨의 처 金찬옥씨(46.평남 문덕군 교원양성소 경리)는"95년 12월 중앙당에서 `두끼 죽먹기 운동, `한끼 굶기 운동'을 벌이라는 지시문을 하달했다"며 주민들은 이에 대해 허리띠를 너무 졸라매 뱃가죽이 등가죽에 붙었다는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공장가동률이 떨어지고 노동자의 한달노임이 쌀 1㎏ 값(암시세 60∼1백80원)에도 못미치는 70∼80원 정도로 싸 90년이후 무직여성이 급증하고 있다며 평남 문덕군의 경우 기혼여성의 무직비율이 90년초 50%선에서 귀순전에는 80%선까지 올라갔다고 전했다.
金씨의 장남 해룡군(17.운천고등중5년)은 "95년부터 작년 2월까지 평남 문덕에서만 3차례에 걸쳐 살인 및 강도 혐의자의 공개총살이 실시됐다"며 김영군(34)이란 노동자가 95년 7월 빈집에 들어가 쌀을 훔친 혐의로 주민 2만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총살되고 가족은 전원 산골로 추방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金씨 가족과 함께 귀순한 유송일씨는 청진시의 경우 92년께부터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일반 가정에 전기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깡통으로 디젤유 등잔을 만들거나 양초를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주민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유씨는 또 북한은 전쟁발발시 신속한 지휘관 확보를 위해 제대군관들에게 매년 한차례씩 15일동안 교육강습 교육을 실시하고 전시 군사칭호를 부여하고 있다며 특히 지난 92년 김일성 80회 생일을 맞아 최고사령관 명령에 따라 도당 책임비서가 모든 제대군관들에게 제대시보다 한 계급 높은 군사칭호를 부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지난 93년 9월 긴급 동원체제 구축차원에서 인민무력부 명령으로 제대군관중 50대 이전의 젊은층은 개인별 전시 담당임무를 받았다"며 제대군관들은 직장 주택배치 등에서 하전사 출신이나 일반 주민들보다 좋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