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회견/스케치]『이젠 그만…』대여섯차례

  • 입력 1997년 1월 7일 20시 07분


「金東哲 기자」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7일 연두회견은 청와대 춘추관2층 대회견실에서 1백20여명의 내외신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5분동안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오전10시 회견장에 도착, 중앙 연단에 올라 『지금 밖에 가랑눈이 내리고 있는데 행운을 약속하는 것 같다』고 서두를 연 뒤 미리 준비한 연설문을 25분간 낭독하고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김대통령과 기자들의 문답은 내신기자 16명과 외신기자 4명이 나서 정치 외교안보 경제분야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김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평소 소신을 거침없이 피력했으며 후반부에 접어들어 대여섯 차례 『이제 그만하자』고 말한 뒤에도 계속되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김대통령은 질문을 받을 때는 안경을 쓰고 메모한 뒤 답변할 때는 안경을 벗었으나 금융개혁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안경을 쓴 채 미리 준비한 답변서를 낭독했다. ○…이날 질문 답변 과정에서 김대통령은 여권의 대선후보에 관한 질문에 관해서는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했으나 여야영수회담 개최 문제에 대해서는 노동관계법 등의 처리과정에서 야당의 저지를 장황하게 비난하며 『만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92년 대선자금과 관련한 질문과 『안기부법개정이 권위주의시대로의 회귀가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표정이 다소 굳어졌다. 회견을 마친 김대통령은 기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과정에서 한 외신기자가 『파업 주동자들을 체포할 것이냐』고 묻자 『대통령으로서 그런 문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변했다. ○…회견 연설문은 각 수석실별로 제출한 내용들을 尹汝雋(윤여준)공보수석이 모아서 정리했고 김대통령은 청남대에서 연말연시를 보내며 내용을 검토했다. 이어 청와대측은 지난 주말 각 수석실별로 예상질문 답변서를 작성했고 김대통령은 5일부터 자료를 읽으며 회견에 대비했다. 그러나 중요한 정치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김대통령이 직접 답변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안팎에서는 김대통령이 이날 『95년 연두회견 때 토지실명제를 발표한 것처럼 뭔가 「깜짝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대두됐으나 빗나갔다. ○…회견이 끝난 뒤 청와대 비서진은 만족을 표시하면서도 국민의 반응을 궁금해하는 표정이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국민이 어떤 분야에 제일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여론조사토록 의뢰했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 일각에서는 『「경제 살리기」를 위한 알맹이있는 대안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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