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97 선진정치/유권자 의식]외국 시민단체

  • 입력 1997년 1월 6일 20시 12분


「鄭然旭 기자」 선진 민주국가의 선거에서 시민단체의 활약, 이른바 「피플 파워」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지는 이미 오래다. 이들 나라에서 유권자운동을 벌이는 사람들은 선거부정 감시를 당연한 「시민의 의무」로 생각한다. 미국의 유권자운동단체들이 중점 감시하는 분야는 △후보들의 선거자금법 위반여부 △이익단체 및 정치헌금 기부자들의 영향력행사 △선거절차 등이다. 이들중 선거자금분야의 대표적 감시단체는 CPI(Center for Public Integrity)와 「커먼 코즈(Common Cause)」. 워싱턴에 본부를 둔 CPI는 지난해초 앨 고어 부통령이 재직중 자금을 전용한 사실을 폭로, 파문을 일으켰다. 또 94년에는 80년부터 93년사이에 은퇴 또는 낙선한 의원 3백여명이 남은 선거자금을 개인용도로 사용하거나 자신의 은행계좌로 이체한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지난 70년 결성된 커먼 코즈는 회원규모 26만여명인 거대 시민단체다. 「살찐 고양이(Fat Cat·정치자금을 기부하고 특권혜택을 노리는 개인 또는 이익단체를 지칭하는 은어)」들의 부당한 영향력행사와 선출직 공직자들의 의무이행을 감시하자는 게 결성목적이다. CPI가 사실조사 및 발표에 그치는데 반해 커먼 코즈는 변호사 회계사 전문로비스트까지 고용, 법적조치와 여론화 운동을 벌인다. 그동안 커먼 코즈는 △선거연령 18세까지 확대 △선거캠페인 개인기부금 액수축소 △대선후보 연방지원제도 등 괄목할만한 성과물을 얻어냈다. 이밖에도 미국에는 △부재자 등록부정 △선거구 경찰배치문제 △선거참관인선정 등 선거과정 및 절차감시에 주력하는 「프로젝트 립(Project LEAP)」 등 수백개의 유권자운동단체가 활동중이다. 영국의 경우는 강력한 유권자운동에 힘입어 정치자금 스캔들 등 대형비리사건이 매우 드문 편이다. 일본의 민간 유권자운동도 활발하지만 다분히 공격적인 미국 영국과는 달리 유권자들의 정치의식 환기쪽에 비중을 둔다. 지난 52년 발족돼 현재 회원 규모 15만명인 「맑은선거 추진운동협회」는 일상적으로 △유권자수첩배부 △신문 TV광고 △강연회개최 등을 해나가면서 선거 때가 되면 「기권 매수는 옳지 않다」는 의식교육을 비롯, 선거법교육과 투표장 고지 등의 활동을 벌인다. 「생활속에서 정치를 바꾸는 모임」은 90년대초 의원들의 세비 남용에 분노해 결성됐다. 당시 한 공산당 의원은 이 모임에 사과한 뒤 의원직을 사퇴했고 그 후에도 의원들의 방만한 출장비를 줄이는 등 여러가지 성과를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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