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함」사과/北-美협상 뒷얘기]남북 『실질적담판』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북한 평양방송은 29일 오후 4시 뉴스를 통해 잠수함 사건에 대해 사과하는 외교부대변인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당초 北―美(북―미)간에 합의된 성명문 초안의 끝부분 「조선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함께 힘쓸 것」에 「유관측(有關側)들과(영어로는 with others)」라는 한 구절을 새로 삽입, 「유관측들과 함께 힘쓸 것」으로 고쳤다. 북한측의 이같은 수정에 대해 통일원 당국자는 즉각 『좋은 조짐』이라고 해석. 즉 북한은 이 사과방송에서 한국의 국명을 직접 거명하는 것을 피한 대신 한국 미국 중국 등 4자회담 관련국들을 통틀어 「유관측들」로 표현한 것으로 보여 앞으로 4자회담 성사에 기대를 걸어도 될 것으로 해석된다고 풀이. ○…북한의 사과를 둘러싼 북―미협상은 「10회에 걸쳐 수십시간이 소요될 만큼」 대단히 어려운 교섭이었다고 柳宗夏(유종하)외무장관이 전했다. 그만큼 韓美(한미)양국은 북한의 사과를 끌어내기까지 어려운 과정을 거쳤다. 유장관은 북한외교부 이형철미주국장이 뉴욕을 방문, 미국 국무부 마크 민튼 한국과장과의 접촉을 통해 사과문제가 타결되기는 했으나 이번 교섭은 실질적으로 남북한의 직접접촉이었다고 설명. 유장관은 『미국이 중개를 하기는 했으나 사과문안과 조건은 남북한간 협상의 산물』이라며 『미국은 최소한 한국에 대해서는 영향력 행사는 물론 조건에 대해서도 아무런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 ○…정부는 북한이 이례적으로 사과한 배경에 대해 나름대로 설명하고 있으나 「북한에 대한 보상」 등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따르고 있다. 유장관은 북―미접촉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완화조치가 논의되기는 했으나 결과는 「상징적 수준」에 불과한 것이며 다른 보상은 없었다고 강변. 〈金基萬·方炯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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