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인질극]반군 『인질 구출시도땐 살해』

  • 입력 1996년 12월 24일 20시 36분


「리마〓李圭敏특파원」 페루주재 일본대사관저 인질사건은 좌익게릴라들이 남은 인질 1백40명을 계속 억류할 것이라고 천명하고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일본총리는 사태의 심각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밝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24일 페루정부측과 접촉한 우리나라 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게릴라들이 분류한 석방기준을 고려할 때 적정인질수가 40∼50명선으로 추산되고 있어 성탄일을 전후해 1백명정도의 인질이 추가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소속 게릴라들은 23일 대규모 추가인질석방후 남은 인질 1백40명을 「전쟁포로」로 선언한데 이어 MRTA의 한 대변인은 독일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페루정부가 무력으로 인질구출을 시도할 경우 인질들이 모두 살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시모토 일본총리는 페루를 방문하고 돌아온 이케다 유키히코(池田行彦)외상을 만난 뒤 『게릴라들이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인질의 수를 줄였다』면서 『심각성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페루정부는 인질들의 협상요구에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음에도 인질구출작전을 위해 특수부대를 파견하겠다는 외국의 제의를 모두 거부했다고 페루관리들이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요구가 안전한 퇴진보장을 위한 일부 인질의 동행과 일본기업의 인질몸값지불 등 두가지로 압축됨에 따라 일본기업대표중 한명으로 알려진 재일교포 李明浩(이명호·일본미쓰비시상사 사장 보좌역)씨는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억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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