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인질 225명 추가석방…반군,120명 계속억류

  • 입력 1996년 12월 23일 21시 00분


【리마〓李圭敏특파원】 페루 주재 일본대사관저에서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좌익게릴라들이 22일(현지시간) 2백25명의 인질을 추가로 석방했으나 페루정부측은 계속 강경한 입장이어서 사태해결의 실마리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소속 인질범들은 22일 밤 인질 2백25명을 추가로 석방했으나 재일교포 李明浩(이명호·32·미쓰비시상사 페루지사장대리)씨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MRTA는 이날 추가석방 직전 산드로 푸엔테스 전 페루 노동장관을 통해 발표한 11개항의 성명에서 『후지모리대통령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이에 응하지 않겠으며 페루정부 고위관계자와 아시아 및 중남미 외교관, 일본기업관계자들과 함께 중남미의 한 국가로 이동해 페루정부가 수감중인 동료들을 석방할 때까지 포로로 삼겠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성명과 관련, 이씨의 경우 자칫 마지막까지 게릴라들의 인질대상이 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게릴라들이 성탄절 이전에 인질들을 재차 석방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씨는 풀려난 미쓰비시상사 직원을 통해 『건강에 이상 없이 잘 지내고 있으니 안심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왔다고 재일동포인 그의 가족들이 소개했다. 인질범들의 성명은 이날 성탄절이 가까워지고 페루정부측에 새로운 움직임이 있는 것을 고려해 인질을 석방한다고 강조하면서 『사회정의와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기위해 정부측에 대화를 제의한다』고 밝혔다. 인질석방에 앞서 정부측 협상대표인 도밍고 팔레르모 페루교육부장관과 호르헤 보토 외무장관대리가 대사관저로 들어가는 것이 목격됐으며 모종의 문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인질로 남은 사람들이 페루군과 경찰 의회관계자 각국외교관 등 1백20명이라고 추정했다. 현지언론들은 MRTA의 중남미 이동주장과 관련, 리마 국제공항 인근의 공군기지에 새로운 움직임이 목격됐다고 보도했으나 페루정부측은 이같은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릴라와의 협상에 정통한 한 외교관계자는 『게릴라가 인질과 함께 대사관저를 떠날 수 없다는 것이 페루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전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