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엔대사 리처드슨 내정…北 『고무적인 일』환영

  • 입력 1996년 12월 15일 20시 14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실질적인 대북(對北) 특사인 리처드슨이 유엔대사에 내정되자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 관계자는 13일 『고무적인 일』이라고 촌평했다. 『같은 값이면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나은 것 아니냐』고 반문한 그는 『앞으로 (유엔에서) 미국과 대화할 기회가 더 많아질 것 같다』고 은근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리처드슨은 북한이 가장 신뢰하는 미국인중 하나다. 지난달 미국인 헌지커 석방을 위해 그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도 북한측은 그에게 일정을 늘려 北―美(북―미)간 현안에 관해 좀더 이야기하자고 붙잡을 정도였다. 그가 유엔대사가 됐기 때문에 앞으로 비공식 사절로 북한을 방문하기는 어렵게 됐지만 그 대신 유엔을 무대로 북한측과 본격적인 대화를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관측통들의 전망이다. 실제로 앞으로 유엔총회 때면 북한 외교부의 김영남부장이나 강석주부부장 등이 총회 참석차 유엔에 와 리처드슨과 공식 비공식 회담을 하고 가는 일은 매우 자연스런 일이 될 것으로 한 관계자는 내다봤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리처드슨이 「하원의원 8선의 정치인」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그동안 북한 뿐만 아니라 쿠바 이라크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에 들어가 억류돼 있는 미국인들을 석방시켜 데리고 나온 것도 그 자신의 정치적 야심과 무관하지 않았다는 것. 뉴욕 타임스지의 표현대로 「민주당의 떠오르는 별」인 그가 정치적 야심을 위해 유엔을 무대로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모종의 행동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 소식통은 내다봤다. 〈워싱턴〓李載昊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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