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동하는 대권산실/이수성 업무스타일]주요현안 직접챙겨

  • 입력 1996년 12월 10일 20시 24분


「尹正國기자」 지난달 중순 로마에서 열린 세계식량정상회의를 다녀온 李壽成(이수성)총리는 귀국직후 「시도지사가 교육감을 임명한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깜짝 놀라며 역정을 냈다. 이총리는 다음날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정책이나 법률안은 모두 총리실과의 협의를 먼저 거친 뒤 당정협의에 임하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결국 교육감선출문제는 곧이어 열린 국무회의에서 「교육위원회에서 후보등록을 거쳐 선출하는 방식」으로 매듭이 지어졌다. 최근 경제부처쪽에서 추진한 영양사 조리사 등 15개 직종 자격증소지자에 대한 의무고용제폐지 방안 역시 국무회의에서 제동이 걸려 영양사 조리사는 제외됐다. 이총리의 강력한 내각장악의지는 요즘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들은 『역대 총리중에서 내각장악력이 가장 뛰어났다고 평가되는 전임 李會昌(이회창)총리와 비교해도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물론 이총리는 이전총리와 스타일이 다르다. 이전총리는 사전연구를 많이해 국무위원들을 논리적으로 압도하려는 스타일이지만 이총리는 전반적인 방향제시에 주력한다는 게 총리실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들은 또 『이전총리는 주요현안이 있으면 직접 대통령과의 독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스타일이지만 이총리는 집무실로 관계장관 등을 불러들여 절충을 시도하는 스타일』이라고 전한다. 그래서 총리실 주변에서는 『이총리는 아마 역대 총리중에서 청와대수석과 장차관들을 가장 많이 집무실로 호출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총리의 「대통령 모시기」 방식도 독특하다. 『내각이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대통령을 잘 모시는 길』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최근 노동관계법 문제 처리에서도 이같은 면모는 잘 드러났다. 청와대가 주도한 노사개혁위원회가 별성과없이 끝나자 이총리는 직접 자신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부처간 이견을 조정, 법개정안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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