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동하는 대권산실/이회창]전직관료중심 「숨은원군」막강

  • 입력 1996년 12월 1일 19시 55분


「林彩靑기자」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상임고문의 개인변호사 사무실과 의원회관사무실엔 최근 『이고문을 도울 길이 없느냐』는 문의전화가 줄을 잇는다. 이고문 진영에 가담하기 위해 측근들에게 선을 대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그는 주변의 권유에도 아직 지지세력의 조직화를 망설이며 흔한 「캠프」조차 만들지 않고 있다. 아직은 서둘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나 정치상황의 유동성도 그를 신중하게 하는 요인이다. 그가 지금까지 공식화한 기구는 후원회뿐이다. 발기인 18명 외에 당분간 회원들을 확대하는 것도 주저하고 있다. 그나마 후원회장인 丁渽錫(정재석)전경제부총리는 『국회의원 이회창후원회이지 대선주자 이회창후원회는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金斗喜(김두희)전법무 尹東潤(윤동윤)전체신부 金始中(김시중)전과기처 黃榮夏(황영하)전총무처장관 黃吉秀(황길수)전법제처장 李忠吉(이충길)전보훈처장 柳瓊賢(유경현)전평통사무총장 李興柱(이흥주)삼성전자고문 安東壹(안동일) 李定洛(이정락) 徐廷友(서정우) 呂東榮(여동영) 李載厚(이재후) 陳永(진영)변호사와 무용가 金淑子(김숙자)한성대교수 화가 諸靜子(제정자)씨 공인회계사 李秀光(이수광)씨 등이 후원회원이다. 그러나 이고문 개인은 열심히 뛴다. 총리시절에도 기피했던 외부인사와의 조찬을 지금은 거의 매일 거르지 않는다. 강연 등 공식일정을 제외한 만남은 철저히 「맨투맨」식 접촉이다. 측근들조차 누구를 만나는지 모를 정도다. 그는 1주일에 두세차례 핵심측근들과 모임을 갖는다. 이 모임의 참석자는 黃祐呂(황우려)의원과 유경현 황영하 이흥주 안동일 진영씨 및 陳京鐸(진경탁)전의원 등이다. 여기서 전반적인 정국분석이 이뤄지고 그의 행보의 틀이 짜여진다. 이고문은 이와 별도로 각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팀을 갖고 있다. 필요할 때마다 이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때로는 연설문 초안작성을 부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원공개는 극도로 꺼린다. 安秉萬(안병만)한국외국어대총장과 서울대행정대학원 房錫鉉(방석현)교수 정도가 알려져 있다. 정치인중에서는 徐相穆(서상목·신한국당)의원이 수시로 자문에 응하고 있다. 이고문측은 연세대 C, 경희대 S, 성균관대 C교수 등도 자문팀의 일원이라고 밝히고 있다. 개인적 결단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가 직접 연설문 원고를 작성한다. 「더러운 정쟁」 발언으로 파문을 빚은 강원대특강이나 서울 송파병지구당대회 축사는 그 스스로 작성한 것이다. 이고문은 돈문제도 극히 조심스러워 한다. 지난7월 후원회 결성후 지금까지 조성된 후원금은 한도액 1억5천만원에 훨씬 못미치는 6천여만원으로 모두 후원회발기인들이 낸 돈이다. 측근들이 추가 모금을 위한 「후원의 밤」행사 개최를 건의했으나 그는 건의를 일축했다. 후원회는 2일 운영위원회를 소집, 후원회활성화 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이고문 주변에 모여드는 사람들은 고위관료출신이나 교수 법조인 등 전문직인사들이 많다. 그리고 대부분 무급 자원봉사자들이다. 직업정치인이나 당료들은 거의 없다. 이 대목이 다른 대선주자들과 차별화되는 것이라고 측근들은 강조한다. 실제로 후원회발기인의 면면도 절반이 전직장차관 등 고위관료출신 모임인 「마포포럼」 회원이고 나머지 절반은 모두 전문직인사다. 잠재적인 후원세력도 비슷하다. 그가 고문이고 후원회사무국장인 진영변호사가 회장으로 있는 「경쟁력강화를 위한 변호사모임」회원중 상당수는 언제든지 그의 외곽조직으로 가동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 모임은 경제문제에 관심이 있는 30,40대 변호사 5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4.19세대 모임인 「4월회」의 전현직회장인 안동일 이재후변호사가 모두 이고문의 후원회원인 점도 관심을 끈다. 이 모임의 총무를 맡았던 安商守(안상수·신한국당)의원은 『회원중 「이회창대망론자」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정치인들중에도 호의적인 사람들이 늘어간다는게 이고문측의 주장이다. 주로 개혁성향을 자임하는 K,L,H의원등 수도권지역 초선의원들이 이고문과 상당히 가까워졌다. 한 의원은 『내년 3월경부터는 「이회창대통령 만들기」에 발벗고 나설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이고문은 요즘 이들을 사무실로 불러 대화를 나누거나 식사를 같이하며 친교를 다지고 있다. 현직관료중에도 L씨(차관급) Y씨(1급) 등은 대표적인 「이회창신도」로 꼽힌다. 그러나 그의 이미지 탓인지 그에게 접근하는 기업인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고문측은 잠재적인 후원세력이 여론주도층이라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들고 있다. 이고문의 은밀한 조찬 오찬 만찬은 대개 이들 잠재적인 후원세력과의 만남이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인맥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이다. 즉 인맥의 3대축인 「경기고」 「서울대법대」 「법조계」의 울타리를 벗어나 보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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