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김용환총장 「밀담」…『구체논의 없었다』

  • 입력 1996년 11월 24일 01시 39분


「崔永默기자」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자민련 金龍煥(김용환)사무총장간의 지난 1일 「목동밀담」 내용이 일부 윤곽을 드러내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40여분간의 회동에서 두사람은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양당의 「대선공조」가 필수적이며 △내각제를 통해 이를 실현한다는 「총론」에 완전히 의견일치를 보았다는 것. 그러나 각론에 있어서는 서로의 생각을 개진하는 선에서 그쳤을 뿐 구체적 합의내용은 없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우선 내각제개헌과 관련, 김총장은 『국민회의가 대선 전에 내각제로 당론을 바꾸고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곧바로 이를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김총재는 『15대 임기내 개헌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는 자민련과 달리 15대 총선에서 대통령제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내각제로 당론을 바꾼다해도 16대 이후에나 추진할 수 있다』는 게 김총재의 논리. 김총재는 또 『대선 직후 내각제개헌을 추진할 경우 의석수가 많은 신한국당과 자민련내 대구 경북세력 등이 결집, 다수당을 형성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내각구성에 있어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총장은 『대선직후 개헌을 추진한다고 공약을 해야 충청권표의 결집이 가능해진다』면서 『야당이 집권한 상태에서 내각제를 추진하면 신한국당이 분열, 야당의 세(勢)가 확대될 수 있다』는 반론을 제기했다는 것. 그러나 두 사람은 지금은 후보단일화나 내각제개헌문제를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이기 때문에 양당 대통령후보가 선출된 이후인 내년 6월경 단일화 및 내각배분문제를 본격논의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다시 말해 현재 일각에서 거론되는 내각배분비율 등에 대한 구체적 검토는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양당은 「목동밀담」을 통해 내년 중반에 본격 논의될 후보단일화의 관건이 내각제개헌 추진시점임을 한층 분명히 했으며 그때까지 각자 역량을 강화하는데 전력을 기울이자는데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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