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호 파문]노소영씨 세번째 소환 불가피

  • 입력 1996년 10월 20일 20시 22분


盧泰愚전대통령의 딸 素英씨(35)가 李養鎬전국방장관 비리의혹사건으로 또다시 검 찰의 수사선상에 떠올랐다. 지난 92년 7월 공군참모총장 승진인사를 앞두고 李養鎬 당시 국방부 정보본부장( 중장)이 무기중개상 權병호씨를 통해 인사청탁과 함께 3천5백만원 상당의 다이아몬 드 목걸이와 반지를 素英씨에게 선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단 素英씨의 소환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素英씨는 지난 94년과 95년 이미 두차례나 검찰에서 조사받은 적이 있어 검찰과의 악연은 이번이 세번째. 현재 素英씨와의 관련 의혹에 대해 당사자들은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權씨는 『李전장관의 부인과 내 아내가 워커힐호텔 커피숍에서 素英씨를 만나 목 걸이와 반지를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李전장관측은 『權씨에게 그같은 일을 시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뿐만 아니라 『문제의 목걸이와 반지는 權씨가 자기 부인의 것을 素英씨에게 주었다가 되돌려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따라서 素英씨는 상반된 양측 주장 가운데 어느 쪽의 말이 진실인지를 가려줘야 할 입장에 놓여 있다. 素英씨는 지난 94년 8월 미화 19만2천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로 고발돼 선경 그룹 崔鍾賢회장의 아들인 남편 崔泰源씨와 함께 서울지검에 소환돼 조사받은 적이 있다. 이들 부부는 당시 무혐의처분을 받았으나 盧전대통령 비자금사건이 터진 지난해 1 2월 21일 대검중수부에 다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94년에 문제가 됐던 19만2천달러가 盧전대통령이 스위스은행에 은닉한 비자금의 일부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 素英씨는 94년 1차 조사 때와는 달리 『문제의 돈을 盧전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 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돈이 스위스은행 비밀계좌에서 나온 것인지는 모른다』고 진술했고 스위스은행 비밀계좌의혹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 李전장관의 비리의혹사건으로 검찰에 소환될 처지에 놓인 素英씨의 입장은 지난 두번의 검찰조사 때와는 크게 다르다. 인사청탁과 함께 목걸이와 반지를 받았거나 아버지인 盧전대통령에게 李전장관의 공군참모총장 승진인사를 부탁했다면 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한편 盧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盧전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신문보도를 통해 이번 사건에 素英씨가 연루된 사실을 알고 있으며 최근 면회과정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은 없었으나 매우 침통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金正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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