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문학상 수상 작가 황누보
한국어판 독자 만나기 위해 방한
불국사 등 17곳 답사기 출간 계획
“동북아 문학교류 정치 긴장 녹일것”
황누보 중국 중쿤그룹 회장이 23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열린 문학 행사에서 자신의 장편소설 ‘초모랑마’ 한국어판에 사인하고 있다. 기업가 겸 작가인 그는 올해 7월 제1회 동아시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동아시아 문명은 결코 중국만의 공로가 아닙니다. 한국 중국 일본이 수천 년간 함께 창조해 온 공동의 결정체입니다.”
중국 부동산 부호이자 시인 겸 소설가로 유명한 황누보(黃怒波·69) 중쿤그룹 회장은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일 갈등 등으로 촉발된 동북아시아 일대의 긴장 수위를 낮추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혀 가자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반(反)중국 정서를 언급하며 “동북아 주요국이 문학으로 교류할 때 정치적 긴장이라는 얼음도 녹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중국도 자신이 세계의 중심이고 나머지는 주변이라는 중화주의 사고방식을 넘어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베이징대 중문과 출신으로 약 20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이후 부동산 개발업에 뛰어들어 1995년 중쿤그룹을 세웠다. 사업가로 이름이 알려졌지만, 문학에도 공을 들여 왔다. 또 올해 7월 장편소설 ‘초모랑마’로 제1회 동아시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그는 이번 방한의 목적이 작가로서 양국의 문화 교류를 늘리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번 방한 중 초모랑마 한국어판 독자들을 만나고,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등 국내 유네스코 세계유산 총 17곳을 찾아 답사기도 출간할 계획이다. 최근 그는 세계 130개국 이상을 탐방하며 각국의 문명 흔적과 유네스코 유산을 시와 산문으로 기록하고 있다.
황 회장은 2011년 2억 달러(약 3000억 원)를 들여 북유럽 아이슬란드에 300㎢ 의 땅을 사들여 리조트 등을 건설하려 했던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아이슬란드 국민들이 “북극 일대에서 중국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진다”며 반발해 최종적으로는 계약이 불발됐다.
이 같은 그의 해외 투자와 교류 활동을 중국 당국이 개입하는 일종의 ‘소프트파워 전략’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대학 시절 친했던 룸메이트가 아이슬란드 출신이었고, 그와의 인연으로 시작한 투자인데 국가를 대리하는 일로 받아들여져 큰 압박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치는 사람을 가르지만 문학은 인간 본연의 고통을 이해하게끔 하고 서로를 연결해 준다. 외부의 압박을 창작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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