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첫 美국무장관 파월, 코로나 합병증 별세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신아형 기자 입력 2021-10-19 03:00수정 2021-10-19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합참의장 거쳐 부시 정부 외교수장, 걸프전 승리 이끌며 대선후보 거론
이라크전 개전 밀어붙여 오점도… 1970년대 동두천 근무 한국과 인연
18일(현지 시간) 별세한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2017년 6월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자신의 저서를 선물하고 있다. 동아일보DB
흑인 최초로 미국 합참의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 전 장관이 18일(현지 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파월 전 장관의 유족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성명을 내고 “파월 전 장관이 오늘 아침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며 “우리는 사랑했던 남편이자 아버지, 할아버지이며 또한 위대한 미국인이었던 그를 잃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으나 돌파감염으로 합병증 증세를 보여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파월 전 장관은 군과 외교 분야에서 수차례 ‘최초’라는 기록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1937년 뉴욕 할렘가에서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의 자식으로 태어난 그는 뉴욕시립대 학군단(ROTC) 장교로 임관 후 1963년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흑인 최초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거쳐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최연소 합참의장(당시 52세)에 임명됐다. 2001년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 자리에 오르며 군 출신으로는 이례적으로 외교수장이 됐다. 당시 상원은 만장일치로 그의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1990년대 중반 걸프전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평가와 함께 인기가 치솟으면서 한때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로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미국은 해외 분쟁에 개입을 자제하되 불가피한 경우 압도적인 군사력을 투입해 속전속결로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파월 독트린’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 그는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숨겨놓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라크 전쟁을 밀어붙였던 이력 때문에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그와 공화당 네오콘들이 주장했던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후 이라크전 정당화에 앞장섰던 자신의 활동들에 대해 “경력의 오점”이라고 평가했다.

주요기사
파월 전 장관은 국무장관 시절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라고 불렀던 대북 강경파이기도 했다. 퇴임 이후에도 북한의 핵프로그램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왔던 그는 2017년 한국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정권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미국을 침공하는 것은 절대 생존하지 못하는 자살 행위”라고 경고했다.

파월 전 장관은 한국과도 깊은 인연이 있다. 1973∼1974년에 동두천의 주한 미군부대에서 대대장으로 근무했다. 그는 2004년 신기남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동두천, 의정부는 집과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1995년 펴낸 책에서는 한국에서 복무했던 내용을 회고하며 한국군에 대해 “지칠 줄 모르고 똑똑한 군인들”이라고 칭찬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미국 국무장관#파월#코로나 합병증#별세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