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칙서 활용해 한글 서체 만들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재갑-김민 교수 ‘재민체’ 개발, 단아한 글자 돋보여… 무료로 이용

재민체로 쓴 ‘대한민국’.
재민체로 쓴 ‘대한민국’.
“대한제국 공식 문서에서 보기 드문 단아한 한글을 공유하기 위해 ‘재민체’를 만들었습니다.”

박재갑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와 국민대 사회문화디자인연구소 김민 교수팀이 한글날을 맞아 새로운 글씨체인 ‘재민체’를 개발했다. 재민체는 서울대학교병원이 소장한 대한의원 개원칙서(등록문화제 제449호)의 한글을 재해석해 만든 디지털 폰트다. 이 칙서에는 한글과 한문이 혼용됐다.

박 교수와 김 교수팀은 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학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민체를 발표했다. 재민(在民)은 두 교수의 이름에서 각각 한 글자씩 따왔다. 국립암센터 초대원장과 국립의료원장을 지낸 박 교수가 재민체를 만든 것은 서예에 취미를 갖게 된 뒤였다. 그는 “서예를 배우며 왜 한문만 쓰느냐는 의문이 생겨 서울대병원 시계탑건물(옛 대한의원 자리)에 걸린 ‘개원칙서’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한의원 개원칙서는 백성의 건강과 생명을 염려한 순종 황제의 뜻을 기록한 만큼 이것을 쓴 사자관(寫字官)은 최고의 문필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디자인 재능 기부 활동을 통해 박 교수와 인연을 맺었다.

개원칙서에 등장하는 한글 자소는 총 33자다. 연구팀은 이 글자와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내 고문헌의 한글을 비교해 재민체 2350자를 개발했다. 새 폰트는 8일부터 한국저작권위원회 웹사이트의 공유마당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대한제국 칙서#한글#재민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