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트럼프 정책에 2260억원 내건 블룸버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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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총기 등 이슈 콘테스트… 우수 도시들 뽑아 자금 지원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리한) 지난 대선의 교훈은 엘리트(정치인)들이 국가의 도덕과 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는 많은 일을 하면서도, 일반 국민에게 그 변화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부분에서 나 역시 누구보다 죄책감을 느낀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제3의 무소속 후보’로 출마를 검토하다가 불출마를 결정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75·사진)이 26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국시장협의회 연설과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진보) 엘리트 정치인들은 이 나라의 많은 사람과 얘기를 나누지 않았고, 특히 트럼프가 선전한 (낙후된 공업지대인) 중서부 지역에서 특히 그랬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대선 이후 (반성의 의미로) 내가 미국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왔다”며 그 결과의 하나로 “각종 민생 현안에 대해 좋은 정책을 펴는 도시를 지원하는 데 2억 달러(약 2260억 원)의 기부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지원 없이도 기후변화, 마약, 총기, 환경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인구 3만 명 이상의 도시를 대상으로 ‘시장들의 도전’이란 제목의 정책 콘테스트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10월 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3등상 도시 35곳엔 각각 10만 달러(약 1억1300만 원)를, 2등상 도시 4곳엔 각각 100만 달러를, 최고의 시정(市政) 아이디어엔 500만 달러를 지원한다.

뉴욕타임스 등은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했지만 시 단위의 지방정부에서 기후변화협약 정신에 맞는 환경보호 정책을 잘 펴서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사실상 ‘반(反)트럼프 정책 운동’인 셈”이라고 해석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마이클 블룸버그#도널드 트럼프#파리 기후변화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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