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통한 北인권 고발은 이 시대 작가들의 임무”

조종엽기자 입력 2017-02-03 03:00수정 2017-02-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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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탈북작가 13인 소설집 발간
2015년 이어 두번째 ‘금덩이 이야기’… 탈북 도명학씨 “무겁지만 슬픈 재미”
2일 ‘북한 인권을 말하는 남북한 작가의 공동 소설집 두 번째 권―금덩이 이야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탈북 소설가 도명학 씨(오른쪽)가 자신의 소설을 낭독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지원물자도 지원물자 나름이야. … 많든 적든 일단 사랑의 선물이라고 이름 붙은 걸 먹으면 그 값을 몇 곱절 해야 되거든. 글쎄 먹어 없어지지 않는 옷이나 물건 같은 거라면 받는 게 낫지. 나중에 장마당에 내다 팔아도 돈이 되니까.”

 2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탈북 작가 도명학 씨(52)가 자신의 소설 ‘잔혹한 선물’을 낭독했다. 북한의 소위 ‘돌격대 공사’가 얼마나 잔혹하게 이뤄지는지를 세밀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도 씨는 2006년 탈북하기 전 반체제작품을 쓴 혐의로 3년간 투옥됐다.

 북한 인권을 소재로 남한 출신 작가 7명과 탈북 작가 6명이 쓴 소설을 모은 소설집 ‘금덩이 이야기’(예옥)가 최근 발간됐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후원으로 2015년 ‘국경을 넘는 그림자’에 이어 두 번째 발간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도 씨는 “무거운 이야기들이지만 때로 해학적인 부분도 넣어 ‘슬픈 재미’를 주려 했다”고 말했다.

 소설집의 표제작은 맏딸은 굶어 죽고, 작은 딸은 실종된 상황에서 아내를 남겨둔 채 정치범관리소에 수용된 노인의 비극적인 사연을 그렸다. 탈북 작가 이지명 씨(64)는 요덕 수용소에 수용됐던 탈북자 이영국 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 이 씨는 “북한에서는 김 씨 일가를 찬양하는 희곡을 써야 했다”며 “북한의 참혹한 인권 실태를 문학을 통해 한국은 물론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감에 용기와 정열이 솟구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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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주목을 덜 받지만 탈북 작가들의 창작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지명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국제PEN 망명북한펜센터가 문학지 ‘망명 북한 작가 PEN문학’을 2013년부터 매년 내고 있다. 개인과 사회단체 후원으로 비용을 충당한다.

 이달에는 영문 번역판도 낸다. 정부 후원은 없느냐고 묻자 이지명 씨는 “없다. 대한민국은 참 멋있는 나라여서…”라며 웃었다.

 남한 출신인 소설가 이경자 씨(69)는 탈북자에 관한 소설을 쓰려는 소설가와 일종의 취재원이 된 탈북자의 이야기를 담아 ‘나도 모른다’를 썼다. 이 씨는 “북한 인권과 탈북자들의 고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어떻게 담보되고 슬픔의 뿌리는 무엇인지 드러내는 것이 작가로서 나의 임무”라고 말했다.

 이번 소설집을 기획한 방민호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52)는 “인권은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아야 할 인간의 기본 선(線)”이라며 “탈북 작가 층이 형성되고 있는 오늘날 북한 인권을 문학으로 담는 게 문학인 된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탈북 소설가#금덩이 이야기#도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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