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빈스키 ‘장송적 노래’ 亞 초연 서울시향의 발전적 도약 증거 될 것”

마르쿠스 슈텐츠 수석객원지휘자 20, 21일 롯데콘서트홀서 데뷔 무대

　“원더풀, 원더풀한 경험이었습니다.”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로 선임된 마르쿠스 슈텐츠(52·독일·사진)가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서울시향은 2015년 정명훈 전 예술감독 사퇴로 지난해 상임지휘자 공백사태를 맞았다. 임시로 해외 유명 지휘자들을 불러 공연을 올린 서울시향은 올해 차기 상임지휘자가 부임할 때까지 수석객원지휘자 체제를 도입했다. 티에리 피셔(60·스위스)와 함께 슈텐츠가 수석객원지휘자를 맡아 피셔 8회, 슈텐츠 4회 서울시향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임기는 2019년 12월까지다.

　2014년 2월 쾰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처음 방한했던 슈텐츠는 2015년 12월 서울시향과 호흡을 처음 맞췄다. 그는 “한국 관객은 아주 깜짝 놀랄 정도로 뜨겁고 열정적이며, 집중력이 높고 매너가 있었다. 서울시향 단원들의 높은 음악에 대한 이해도와 오케스트라에 대한 헌신에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그때의 생생한 기억을 토대로 서울시향의 수석객원지휘자 제안을 오랜 고민 없이 기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피셔와 함께 서울시향의 해외 인지도와 안정화에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그는 “서울시향이 국제무대에서 명성을 쌓아왔다는 것을 많은 클래식 관계자들이 잘 알고 있다”면서 “서울시향의 장점에 집중해 오케스트라의 안정화와 세계무대에서 더 좋은 명성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그는 스트라빈스키의 ‘장송적 노래’,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슈만 교향곡 2번 등을 무대에 올린다. 서울시향 수석객원지휘자로서의 데뷔 무대다. 특히 스트라빈스키의 ‘장송적 노래’는 아시아 초연이다.

　1908년 작곡된 ‘장송적 노래’는 스트라빈스키가 스승인 림스키코르사코프 사망 후 그에게 헌정한 12분 길이의 작품이다. 1909년 러시아에서 한 차례 연주된 뒤 악보가 사라졌다가 2015년 러시아 국립 상트페테르부르크 림스키코르사코프 음악원 서고에서 발견됐다. 그는 “서울시향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가 이 곡의 연주다. 악보가 발견된 뒤 마린스키 극장에서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지휘로 연주된 이후 이번 공연에서 처음 연주된다”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