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될래요”… 阿청소년에 꿈을 심어주는 사람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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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국제 NGO ‘기아대책’과 손잡고 4년째 말라위 봉사활동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아프리카 말라위 수도 릴롱궤 외곽 빈민촌을 찾은 기아자동차 직원들이 허물어진 가옥의 지붕과 벽을 수리하던 도중 현지 주민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고 있다. 기아자동차 제공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아프리카 말라위 수도 릴롱궤 외곽 빈민촌을 찾은 기아자동차 직원들이 허물어진 가옥의 지붕과 벽을 수리하던 도중 현지 주민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고 있다. 기아자동차 제공
아프리카 최빈국 말라위. 4개월째 비 한 방울 내리지 않았다.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는 긴 건기다. 대기는 바짝 말라 흙먼지로 가득하고, 강렬한 태양은 대지를 더욱 뜨겁게 달군다. 수도 릴롱궤 외곽 빈민촌엔 지붕이 무너지고 흙벽이 허물어진 집이 즐비하다. 주변엔 쓰레기 더미가 나뒹굴고 웅덩이에선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그 속에서 어린아이들이 뛰논다. 다 해진 옷을 입고 맨발에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채로.

‘기아 그린라이트 스쿨(KIA Green Light School·KGLS)’ 4학년 졸업반에 재학 중인 티야미케 잔도나 군(19)은 몇 년 전까지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처지였다. 어머니와 형, 누나가 있지만 돌을 깨서 벌어들이는 가족의 한 달 수입이 고작 20달러였다. 헐벗고 굶주릴 수밖에 없던 그에게 어느 날 기회가 찾아왔다.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기아대책’을 통해 후원자를 소개받아 KGLS에 다닐 수 있게 된 것. KGLS는 기아자동차가 2013년 기아대책과 함께 릴롱궤 외곽 빈민지역에 설립한 4년제 중등교육기관이다. 기아차는 2017년까지 학교 건축비용을 포함해 5년간 모두 10억 원을 지원하고, 운영 및 관리는 기아대책이 맡았다. 학비는 유료지만 많은 학생이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무료로 학교에 다닌다.

올해엔 기아차 자원봉사단이 머나먼 한국에서 찾아와 무너진 집을 고쳐줬다. 자동차 엔지니어가 꿈이라는 잔도나 군은 “너무 감사하다. 더 많은 친구가 이런 혜택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말라위에 KGLS를 설립하고 자원봉사활동을 벌이는 것은 2012년부터 시작한 ‘그린라이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아프리카를 비롯한 저개발국가 주민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개인의 성장과 지역사회의 자립을 지원하는 글로벌 기아차의 대표적 사회공헌 사업이다. 자원봉사단 활동은 올해로 4년째이다.

이번 봉사단에는 국내외 임직원 25명이 여름휴가까지 반납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지원자가 많아 국내 경쟁률은 3.8 대 1이었고, 해외 법인에선 2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참여한 직원도 있다. 이들은 8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KGLS 조경 및 정비작업과 함께 무너진 학생들의 집을 개보수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와 재능기부 활동을 펼쳤다. 또 릴롱궤에서 2시간 정도 떨어진 살리마에서 이동클리닉과 이동도서관, 이동영상관 봉사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기아차는 2012년 이곳에 클리닉센터를 세우고, 구급차 1대와 탑차 2대를 지원했다. 5년간 지원 예산은 10억 원. 이곳의 운영 및 관리도 기아대책이 맡았다.

기아차는 현재 말라위 외에도 탄자니아와 모잠비크,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등 아프리카 6개국 9개 지역에서 다른 국제 NGO와 함께 그린라이트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릴롱궤·살리마=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기아차#말라위 봉사활동#기아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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