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보다 센 영웅, 한국 전통문화속에서 찾고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5일 03시 00분


영화 배트맨 시리즈 모두 제작한 마이클 우슬런 5번째 방한

영화 ‘배트맨’ 시리즈 제작을 총괄한 마이클 우슬런. 그는 “초능력이 없는 영웅 배트맨은 평범한 우리와도 같았다”며 배트맨에 빠진 사연을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영화 ‘배트맨’ 시리즈 제작을 총괄한 마이클 우슬런. 그는 “초능력이 없는 영웅 배트맨은 평범한 우리와도 같았다”며 배트맨에 빠진 사연을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1966년 1월 추운 겨울 밤 TV로 처음 등장한 배트맨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실망 그 자체였다.”

‘배트맨’ 시리즈 11편과 ‘배트맨 비긴즈’ ‘다크나이트 라이즈’ 등 확장 시리즈 5편 등 영화 ‘배트맨’ 시리즈 16편 제작을 모두 총괄한 영화프로듀서 마이클 우슬런(64)의 회고다.

그는 13일 서울 종로구 콘텐츠코리아랩(CKL)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콘텐츠 인사이트(Content Insight)’에서 ‘배트맨 시리즈의 탄생과 진화’를 주제로 강연한 데 이어 14일에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콘텐츠 인사이트는 콘텐츠 분야 국내외 기획 노하우를 공유하는 세미나로 매달 열린다.

8세 때 ‘DC 코믹스’를 통해 처음 접한 배트맨과 그의 만남은 ‘운명’이었다. 그는 15세 때 TV에 등장한 그의 영웅에게 실망해 언젠가 자신이 영화 제작자로 나서기로 결심했다. 28세 때인 1979년 그가 인기 없는 배트맨 판권을 사들이자 주변에서는 그를 ‘미쳤다’고 했다. 제작사들은 그를 외면했고, 10년이 지난 1989년에서야 영화 배트맨을 선보일 수 있었다.

그는 강연 중 매우 느리고 낮은 어조로 “10년이라는 긴 시간”이라고 언급했다. “순수한 열정과 42년 동안 함께해 온 아내의 ‘지지’로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 영화가 성공한 뒤 한 제작자가 찾아왔다. 10년 전 ‘배트맨은 안된다’고 혹평했던 그가 ‘성공할 줄 알았다’고 하더라.”

우슬런은 세 명의 ‘천재 조력자’와의 만남을 성공의 이유로 꼽았다. 첫 번째 천재는 배트맨 1, 2편을 연출한 팀 버턴 감독. 우슬런은 “어릴 때 내 꿈을 현실로 만들어준 사람”이라며 “그는 우스꽝스럽던 만화 영웅의 이미지를 진지하게 바꿔놓았다”고 했다.

두 번째 천재는 고담시의 이미지를 만든 프로덕션 디자이너 앤턴 퍼스트. 우슬런은 “그가 없었다면 오늘날 관객들이 현실공간이라고 착각하는 고담시의 모습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은 ‘다크 나이트’ 시리즈를 연출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었다. “놀런의 배트맨을 보고 사람들이 비로소 ‘좋은 만화’에서 ‘좋은 영화’로 배트맨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놀런은 배트맨 시리즈의 질을 한 단계 높였다.”

그는 두 감독 중 한 명을 선택한다면 누구냐는 질문에 “그건 마치 ‘엄마가 좋으냐 아빠가 좋으냐’를 묻는 것만큼 어려운 질문”이라며 웃었다.

우슬런은 한국 콘텐츠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그는 “그리스, 이집트 신화로부터 파생된 영웅물의 소재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스토리가 부족해졌다”며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통해 새로운 캐릭터와 스토리를 찾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5번째 한국을 방문한 그는 “K-POP과 드라마 등 창조적인 콘텐츠가 한국에서 계속 나오고,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한국의 제작자와 감독 등과 손을 잡고 함께 일하면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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