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의 팬텀과 호흡… 첫 뮤지컬도 두렵지 않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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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음악계 디바’ 소프라노 임선혜씨 국내 초연 ‘팬텀’ 여주인공 변신

고(古)음악계의 세계적인 디바인 소프라노 임선혜(39·사진)가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다.

그는 28일부터 7월 26일까지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내 초연 뮤지컬 ‘팬텀’의 여주인공 ‘크리스틴 다에’로 변신한다. 가스통 르루의 원작 소설을 무대로 옮긴 팬텀은 같은 원작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는 다른 버전이다. 팬텀은 오페레타 스타일의 웅장한 음악에 프리마 발레리나가 펼치는 고혹적인 정통 발레를 감상할 수 있다.

7일 만난 임선혜는 뮤지컬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지난해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할 때 팬텀 연출자 로버트 요한슨이 찾아와 저를 크리스틴 다에 역에 꼭 캐스팅하고 싶다고 했다”며 “저에 대한 확신이 있는 것 같았다. 더이상 두려울 게 없었고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페라의 유령과 팬텀 여주인공 캐릭터의 차이도 관전 포인트다. “작품 중 제가 맡은 다에의 모습이 가장 달라요. 다에는 순진무구한 여성이 아니라 팬텀의 운명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죠. 또 팬텀을 사랑하게 된 이유를 설득력 있게 그리는 당돌하고 똑똑한 캐릭터죠.”

임선혜의 상대역인 팬텀에는 뮤지컬 배우 류정한과 가수 박효신, 팝페라 가수 카이가 트리플 캐스팅됐다. 특히 류정한은 서울대 성악과 90학번으로 임선혜의 같은 과 4년 선배다. 임선혜는 “대학시절 정한 선배가 콩쿠르에서 상을 받지 못하면 뮤지컬로 전향한다고 했을 때 강하게 말렸는데 함께 뮤지컬을 하게 됐다”며 웃었다.

임선혜는 세 팬텀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효신 씨만 가수 출신이고 두 분은 성악을 전공했어요. 저도 성악만 해서 효신 씨와 제 목소리가 잘 맞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죠. 목소리만으로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사람들에게 장르 구분은 무의미해요. 세 명의 팬텀 중 효신 씨와 가장 잘 맞아요. 호호.”

2000년 국내 초연을 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선 그와 대학 동기인 배우 김소현이 크리스틴 역을 맡아 묘한 인연의 끈이 이어진다. 임선혜는 “소현이는 과 동기 중에서도 성악을 잘했던 친구”라며 “저는 유럽 무대로 진출해 성악 경력을 이어갔고, 소현이는 뮤지컬 배우가 돼 스타로 자리 잡은 것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임선혜는 유럽 무대에서도 손꼽히는 고음악계 소프라노이다. 팬텀 공연 중에도 수년 전부터 잡힌 유럽 공연 스케줄까지 챙겨야 한다.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 그에게 가장 큰 변화는 마이크다. 그간 무대에서 마이크 없이 성악가로서 노래를 불러왔지만 뮤지컬에선 마이크를 사용해야 한다. “마이크 걱정이 제일 커요. 평소엔 마이크 없이 무대에서 제 목소리로만 소리를 전달했잖아요. 발성법을 달리해 음향 기기와 제 목소리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고(古)음악계#디바#소프라노#임선혜#뮤지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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