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명꼴 기소중지자 잡은 ‘검거의 달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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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곡지구대 문성준 경위

7월 순찰 도중 서울 강남구의 한 커피전문점 흡연실 앞을 지나가던 서울 수서경찰서 도곡지구대 문성준 경위(40·사진)의 눈에 건장한 체구의 남성 3명이 들어왔다. 이 중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한 남성이 눈에 띄었다. 문 경위는 이 남성과 같이 앉아 있던 사람에게 다가가 “근처에 수배자가 많으니 협조해 달라”며 신분증을 요구했다. 이때 불안한 눈빛의 남성이 반사적으로 도주하려 했다. 문 경위는 이 남성을 벽으로 몰아붙였다. 거칠게 반항하던 남성은 체념한 듯한 표정으로 자신이 대구 동성로파 행동대장 A 씨라고 밝혔다. 범죄단체 구성 및 활동을 한 혐의로 수배됐던 A 씨의 6개월 도피생활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 2개월여 사이에 기소중지자 231명을 검거한 문 경위는 경찰 안팎에서 ‘검거의 달인’으로 불린다. 휴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하루에 한 명꼴로 기소중지자를 잡은 것이다. 1997년 순경 공채 출신인 문 경위는 대통령경호실을 거쳐 서초경찰서에서 주로 근무했다.

그는 “주위 사정과 맞지 않는 행동을 하는 기소중지자를 파악하는 것”이 자신의 높은 검거율 비결이라고 밝혔다. 커피전문점에서 일반인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지만 기소중지자들은 서류를 테이블에 펼쳐놓고 쫓기듯이 대화를 한다는 것.

365일을 기소중지자들과 숨바꼭질을 벌이지만 그의 궁극적인 꿈은 ‘글로벌 경찰’이다.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영어학원에 다니는 이유다. 해외주재관이 되어, 전북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해 11년째 주말부부로 지내는 아내와 단 몇 년이라도 함께 보내는 것이 ‘검거의 달인’ 문 경위의 바람이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문성준 경위#검거의 달인#기소중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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