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만델라’… 美국민시인 앤절루 별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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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가장 밝은 빛을 잃었다”

“너 자신에게 귀 기울여라, 그 고요함 속에서 신의 목소리를 들을지도 모른다.”

숨지기 전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글을 남긴 미국의 국민시인 마야 앤절루(사진)가 28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6세.

수필 ‘딸에게 보내는 편지’로 잘 알려진 작가 겸 배우이자 평등과 관용, 평화를 위한 전사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던 그녀는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앤절루는 1928년 4월 4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7세 때 성폭행을 당하고 17세에 미혼모가 돼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하는 등 순탄치 않은 성장기를 보냈다.

하지만 1969년 소설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로 흑인 여성 최초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끊임없는 작품 활동과 작곡, 영화 출연 등 왕성한 문화 활동을 하면서 여성과 흑인의 인권 문제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흑인 인권운동가로서 그는 마틴 루서 킹 목사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도 친분을 유지했다.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취임할 때 축시를 낭송했고 2011년에는 대통령 자유메달을 수상했다. 정식 학위를 받지 못했지만 30개 이상의 명예 학위를 받았고 노스캐롤라이나 웨이크포리스트대에서는 종신교수 자리를 얻는 등 최고의 영예를 얻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는 추모 성명을 통해 “오늘 우리는 우리 시대 가장 밝은 빛 중 하나였던 고인을 기리는 전 세계 수백만 명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전 대통령도 “미국이 국보를 잃었고 힐러리와 나는 사랑하는 친구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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