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한잔의 여유, 세상을 바꿀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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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학스님, 초의 선사 ‘동다송’ 번역

“흔히 녹차라 불리는 우리의 동차(東茶)는 사람과 닮았습니다. 차는 색깔, 맛, 향기라는 세 가지 덕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를 깨달으며 차를 마시세요. 삶의 여유가 생기고 환희가 넘칠 겁니다.”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봉은사 주지 원학 스님(60·사진)이 ‘향기로운 동다여 깨달음의 환희라네’를 펴냈다. 조선 후기 고승인 초의(草衣) 선사가 1837년 지은 ‘동다송(東茶頌)’의 번역·해설서이다. 동다송은 정조의 사위 홍현주의 부탁을 받고 쓴 한국차에 대한 송시(頌詩)로,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차의 미덕을 찬양하는 내용이다. 동다는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녹차를 중국차와 구별 짓기 위해 초의 선사가 붙인 이름이다.

원학 스님은 28일 봉은사 경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에 5종의 동다송 번역서가 출간돼 있지만 한자와 숨은 뜻이 어렵다 보니 모두 직역에 그쳤고 내용도 차에 국한됐다”며“초의 선사는 차를 통해 인간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동다송에 담았는데 그의 속뜻을 헤아려 해설까지 붙인 책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스님은 “차를 제대로 마실 줄 알면 삶의 철학을 깨닫게 된다”며 “요즘 사람들은 차 한 잔 즐길 여유가 없다 보니 정보만 넘쳐나고 인간 본성을 잃어버렸다. 세월호 참사도 그래서 생긴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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