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서 속치마까지 리얼리티 살리려 CG 진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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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첫 1000만 관객 ‘겨울왕국’ 캐릭터 총감독 빌 슈워브 디자이너

‘겨울왕국’의 캐릭터 디자인 총괄책임자인 빌 슈워브. ‘라푼젤’ ‘공주와 개구리’ ‘주먹왕 랄프’의 캐릭터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했다. 디즈니 제공
‘겨울왕국’의 캐릭터 디자인 총괄책임자인 빌 슈워브. ‘라푼젤’ ‘공주와 개구리’ ‘주먹왕 랄프’의 캐릭터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했다. 디즈니 제공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이 2일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1000만 영화’ 기록을 세웠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올 1월 16일 개봉한 ‘겨울왕국’은 개봉 46일 만에 관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 ‘겨울왕국’ 이전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은 506만 명이 본 ‘쿵푸팬더2’(2011년)였다.

‘겨울왕국’은 또 외화로는 ‘아바타’(2009년) 이후 5년 만에 1000만을 넘긴 영화가 됐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의 ‘겨울왕국’ 사랑은 유별나다. 미국 박스오피스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겨울왕국’은 전 세계적으로 9억8612만 달러(약 1조527억 원)의 흥행성적을 올렸는데 이 중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흥행수입이 높았다.

이런 성공엔 설 대목, 한국 영화 부진 등 ‘대진 운’도 따랐지만 ‘얼음공주’ 엘사 등 매력적인 캐릭터의 힘도 컸다. 엘사와 안나 등 ‘겨울왕국’ 캐릭터 디자인을 총감독한 디즈니 디자이너 빌 슈워브(41)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한국에서는 어린이 못지않게 성인 관객의 반응이 뜨거웠는데….

“내 부모님도 아이들만큼이나 ‘겨울왕국’을 재미있게 봤다고 했다! ‘겨울왕국’은 스토리뿐 아니라 예술적으로도 정교하다 보니 어른들도 매력을 느낀다. 의상이나 얼굴 표정 등 캐릭터 디자인 연구에 엄청난 시간을 쏟아부었다. 덕분에 영화는 판타지의 세계를 그렸지만 캐릭터의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었다.”

―주인공 엘사와 안나 디자인에서 중점을 둔 것은….

“닮았으면서도 개성이 살아있어야 했다. 더빙 배우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그들의 성격과 특징도 애니메이션에 반영했다. 특히 다양한 머리스타일과 19세기 중반 노르웨이 복식을 기반으로 한 의상은 기술적으로 큰 과제였다. 여행을 떠난 안나가 드레스, 속치마, 스타킹, 큰 망토와 작은 망토 등을 갖춰 입은 채 바람을 뚫고 지나가는 모습은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 쉽지 않았다.”

―기존 디즈니 공주와 다른 엘사의 섹시함도 화제였다.

“극 중 엘사는 힘을 숨기기 위해 세상과 단절된 폐쇄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파워풀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변신한다. 엘사의 외모나 행동은 삶의 변화를 강조하기 위한 것들이다.”

―‘겨울왕국’ 캐릭터 피규어도 큰 인기다. 작품 기획 단계부터 캐릭터 상품화를 고려하는가.

“그렇다. 나는 항상 이 캐릭터가 장난감이라면 어떤 모습일까, 나라면 어떤 장난감을 사고 싶어 할까를 생각한다. 감독이 생각하는 영화 캐릭터의 모습이 장난감이나 인형에도 그대로 담길 수 있게 상품담당 팀과 긴밀하게 협력했다.”

―디즈니 캐릭터가 오랜 기간 사랑받는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최고의 디즈니 캐릭터들의 공통점은 매력적인 가상 캐릭터이면서도 진짜 같은 면이 있다는 것이다. 훌륭한 영화를 통해 관객이 캐릭터와 진심으로 교감을 나눌 때, 그 캐릭터는 쉽게 잊혀지지 않고 생명력을 얻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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