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길거리서 김치 먹이는 ‘영국 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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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한국유학 24세 캐럿… 시내 누비며 인터뷰-한류 소개
유튜브 누적조회 150만건 달해

영국인에게 김치를 먹어본 소감을 묻고 있는 조시 캐럿. 유튜브 영상 캡처
영국인에게 김치를 먹어본 소감을 묻고 있는 조시 캐럿. 유튜브 영상 캡처
“아 유 조시? ‘영국남자’세요?”

한눈에 봐도 모델 같은 미남이 멀리서 걸어왔다. 조회수 수십만 건에 달하는 유튜브 인기 동영상의 주인공 조시 캐럿(24)이다. 그는 올 8월부터 ‘영국남자’라는 제목으로 영국 음식이나 축제 등을 한국어로 소개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이 동영상들이 인기를 끌면서 단숨에 유튜브 스타가 된 그를 영국 런던에서 만났다.

캐럿의 한국어 실력은 꽤 유창했다. 나이를 묻자 “89년생이에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잘생긴 외모와 유창한 한국어 실력 때문인지 지금까지 그가 올린 유튜브 동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150만 건에 달한다. 동영상 정기구독 회원도 8만 명이 넘는다. “아직 실수도 많이 하고, 모르는 단어가 많아서 사전을 꼭 찾아봐야 해요. 그냥 잘하는 척하는 거죠. 외국인이 자연스럽게 한국말을 하는 게 신기해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그는 ‘영국남자’라고 써 붙인 마이크를 들고 런던 곳곳을 누빈다. 한국말로 런던의 유명 관광지를 소개하거나 카니발축제 현장에 찾아가기도 한다. 현지인에게 김치를 먹어보게 하고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등 한국문화를 홍보하기도 한다. “런던의 생생한 모습을 한국에 소개하고 싶었어요. 저를 통해 영국 사람들도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캐럿은 영국 런던의 소아스대에서 한국학을 전공했다. 열두 살 때 중국으로 건너가 중고교 시절을 국제학교에서 보내면서 한국인 친구를 사귀게 됐고 자연스레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졌다. 대학 입학 후 2008년 고려대에 교환학생으로 오면서 본격적인 한국 사랑이 시작됐다.

올린 동영상 수가 많아질수록 열성 팬도 늘어가고 있다. 한국 팬들에게서 주소를 공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그의 친구가 임시로 쓰는 사무실 주소를 공개했더니 며칠 만에 선물 수십 개가 날아왔단다. 최근엔 한국의 이동통신사로부터 광고 섭외도 들어왔다. 그는 “한국에서 온 선물을 하루빨리 뜯어보고 싶지만 12월에 선물 공개하는 영상을 따로 찍어 유튜브에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도 동영상으로 찍고 싶은 아이템이 많다고 했다. “8월에 첫 영상을 올리고 나서 반응이 생각보다 뜨거워 깜짝 놀랐어요. 기회가 되면 한국에 가서 찜질방 노래방 PC방 등 한국에만 있는 문화를 소개하고 싶어요. 24시간 유튜브 방송 진행도 언젠간 해보고 싶고요. 많은 분이 기대하는 만큼 오랫동안 한국과 영국문화를 양국에 많이 소개하고 싶네요.”

런던=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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