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유전자 치료, 건망증 고칠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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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Ap48’ 발현 감소때 기억력 저하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에서 건망증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밝히고, 쥐 실험을 통해 실제로 건망증을 고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 정신·뇌·행동연구소 에릭 캔들 소장은 해마에서 ‘RbAp48’이라는 유전자의 활동이 감소하면 건망증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트랜슬레이셔널 메디신’ 홈페이지에 28일 발표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캔들 소장은 2000년 노벨의학상 공동 수상자다.

캔들 소장 연구팀은 뇌질환이 없는 사망자 8명의 부검을 통해 RbAp48 유전자의 활동이 노화의 진행과 함께 꾸준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의 활동으로 만들어지는 단백질이 건망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세운 뒤 쥐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건강한 젊은 쥐의 뇌에서 RbAp48 유전자의 활동을 억제하자 마치 늙은 쥐가 된 것처럼 기억력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해당 유전자의 활동을 회복시켜 주자 기억력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늙은 쥐의 해마에서 RbAp48 유전자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관련 단백질의 생성을 증가시키자 기억력이 젊은 쥐들과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연구팀은 또 건망증은 일부 신경세포의 기능적 변화에 의한 것으로, 신경세포의 손실로 나타나는 치매와는 관련이 없는 독립적인 질병이라는 사실도 밝혀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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