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모스크바 크렘린 대통령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주관으로 개최된 만찬에 참석한 사람들의 시선은 한 한국군 장교에게 집중됐다. 주인공은 러시아 우주방공군대학교 정규과정에서 31개 전 과목 만점을 받고 수석 졸업을 하게 된 윤영호 공군 중령(45·육군학군 29기). 윤 중령은 육군장교로 임관했지만 1991년 육군 방공포병이 공군 소속이 되면서 자연스레 공군장교가 됐다.
러시아 우주방공군대학교는 1956년 설립된 러시아 우주방공군의 지휘참모대학교. 우주 및 방공 분야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군사학교다. 이 대학 정규과정에서 한국군 장교가 수석졸업을 한 것은 윤 중령이 처음이다. 그는 “대한민국 장교의 대표로서 많은 사람의 기대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절대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며 공부했다”면서 “한국 장교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게 돼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10년 10월∼올 6월 러시아 유학 기간 가장 큰 난관은 언어였다. 윤 중령은 “처음에는 간단한 의사소통도 못했지만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해 러시아어로 자유롭게 연구하고 발표할 수 있는 실력이 됐다”고 말했다.
윤 중령은 11일 귀국해 공군방공유도탄사령부에서 전술탄도탄 방어체계와 관련된 방공작전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는 “위탁교육 기회를 준 공군에 감사하다. 러시아에서 배운 미사일 전략 등을 한국 공군에 접목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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