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을 거부하며 모더니즘 건축의 정점을 구현해 온 일본 건축가 이토 도요(伊東豊雄·72·사진) 씨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이토 씨는 NYT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인습타파주의자로서의 내 건축이 드디어 인정을 받은 듯해 영광”이라며 “모더니즘 건축이 이제 그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뜻밖의 소식이다.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5월 29일 미국 보스턴 케네디 기념관에서 열린다. 상금은 10만 달러(약 1억1100만 원). 일본인 수상자는 이토 씨가 6번째다.
그는 센다이(仙臺) 시 미디어테크를 가장 자랑스러운 작품으로 꼽았다. 2001년 완공된 이 도서관 건물은 슬래브 지지와 수직이동로, 공조시설을 겸하는 원통기둥 구조를 투명 외벽을 통해 드러냈다. 프리츠커상 선정위원들은 “실내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었다”고 평했다.
그러나 이토 씨는 “내가 이 건물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2011년 대지진을 끄덕 없이 버텨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지진 당시 이 건물의 슬래브는 만취한 사람의 머리처럼 휘청거렸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았다”며 “주변 다른 건물들이 처참히 무너지는 가운데 구조의 놀라운 완성도를 증명해낸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건축가 이토 도요 씨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건물’로 꼽은 센다이 시 미디어테크. 2001년 완공된 이 도서관 건물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버텨냈다. 이토 도요 건축설계사무소 제공1941년 서울에서 출생한 이토 씨는 도쿄대를 졸업하고 1971년 자신의 설계사무소를 열었다. 주변의 가로수 가지 모양을 외벽 디자인에 가져온 도쿄 오모테산도의 토즈(TOD'S) 빌딩(2004년), 긴자 미키모토 플래그십스토어, 타이중 오페라 하우스 등으로 명성을 얻었다. NYT는 “자신의 가치관을 투영한 유토피아 대신에 꿈처럼 시시각각 변모하는 다채로운 세계를 선물한 건축가”라고 평가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