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세 안영일 씨, 日 올해의 기업인에 한국인으론 첫 선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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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노동하며 학업… “맡은 일마다 목숨 걸었다”

안영일 YSC인터내셔널 사장이 지난달 15일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트로피를 받고 활짝 웃고 있다. YSC인터내셔널 제공
안영일 YSC인터내셔널 사장이 지난달 15일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트로피를 받고 활짝 웃고 있다. YSC인터내셔널 제공
기업 감독 및 보증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일본의 신일본유한책임감독법인이 2001년부터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기업인’에 한국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YSC인터내셔널 안영일 사장(41)이 선정됐다. 올해 700명 이상이 응모하거나 추천을 받아 지난달 27명이 뽑혔다.

“많은 훌륭한 기업인이 있는데 뽑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얼떨떨하다.”

최근 만난 안 사장은 자신이 선정된 것에 대해 쑥스러움을 감추지 않아 겸손함을 나타냈다.

안 사장의 일본 생활은 올해로 18년째. 한국에서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1994년 4월 오사카(大阪)로 건너왔다. 막노동을 해가며 어학학원을 다녔고, 2년 후 요코하마(橫濱)시립대 상학부에 합격했다. 성적이 우수해 학비 면제뿐만 아니라 장학금도 받았다.

그가 기업가의 길로 들어선 것은 대학 1학년 때 만난 고이즈미 미노루(小泉稔) YSC그룹 회장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YSC그룹은 모바일 유통사업체로 연간 매출이 3000억 원 정도인 회사다. 고이즈미 회장의 한국어 과외를 한 것이 인연이 돼 대학 졸업 직후인 2001년 YSC에 입사했다.

안 사장은 입사 6개월 만에 과장, 2년 만에 부장, 3년 만에 임원이 돼 초고속 승진을 했다. 그 비결에 대해 “맡은 일마다 ‘목숨을 건다’는 각오로 일했다. 그래서인지 손을 댄 사업마다 성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2004년 12월 그는 독립해 YSC인터내셔널을 차렸다. 도쿄(東京) 신오쿠보(新大久保)의 휴대전화 ‘au’ 전문숍을 운영하는 작은 회사였다. 하지만 현재는 종업원 100명, 올해 예상 매출액 22억 엔(약 290억 원)의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휴대전화 판매에 그치지 않고 휴대전화 고객 관리용 프로그램을 만들며 솔루션 사업에도 진출했고 한일 간 휴대전화 콘텐츠를 유통하는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했다.

그는 향후 계획을 묻자 대학 시절 작성해 항상 갖고 다니는 ‘인생 계획표’라고 적힌 A4용지를 보여주었다. ‘20대에 뜻을 세우고, 35세에 기업을 세우며, 40대에는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겠다’고 적혀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는 계획표대로 이뤘다. 꿈이 있고 죽을 각오로 노력하면 앞으로도 분명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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