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는 국내외에서 묵묵하게 취약 계층과 어린이를 돕는 데 힘쓰고 있다.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007년
5월 충북 음성 공장에서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 2000명 돌파기념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오뚜기 제공
대북지원 민간단체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나눔운동’(회장 홍정길 목사)은 오뚜기가 제공한 컨테이너 2대 분량의 쇠고기 스프를 4일 경기 평택항을 통해 북한에 보낸다고 3일 밝혔다. 오뚜기가 이번에 북한에 보내는 쇠고기 스프는 150만 명이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양으로 금액으로는 1억2000만 원어치다.
북한에 쇠고기 스프를 보내게 된 것은 함경남도 원산 출신인 오뚜기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82)의 뜻에 따라 이뤄졌다. 함 명예회장은 1969년 오뚜기를 설립한 이래 매달 초 본사 강당에 전 직원을 모아놓고 조회를 하면서 애국가를 4절까지 합창하게 할 정도로 애국심과 민족애가 각별한 기업인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함 명예회장은 평소 북한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으로 고생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2007년 11월 오뚜기가 회사와 임직원 명의로 4329만 원의 후원금을 모금해 북한결핵어린이돕기운동본부에 전달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오뚜기는 앞서 5월에도 남북나눔운동을 통해 북한 어린이에게 자사 제품을 영양식으로 보내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가 불발에 그치기도 했다. 영유아에 대한 영양식과 의약품 지원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우리 정부가 내놓은 대북제재 방안인 ‘5·24 조치’에서도 예외로 허용하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작 북측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린이 구호물품이 아니라 쌀이나 밀가루 같은 식량”이라며 접수를 거부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 북한에 보낼 구호품으로 쇠고기 스프를 낙점한 것은 북한 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이 고깃국이라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쇠고기 스프는 다른 민간단체가 지원한 기초 항생제를 비롯한 구호물품과 함께 중국 다롄(大連) 항을 거쳐 6일경 북한 남포항을 통해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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