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석상 받은 백영심씨… 암 투병하며 22년째 의료봉사 ‘말라위의 나이팅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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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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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여러분이 열심히 살듯 멀리서 주어진 삶 살고있을 뿐”

“아프리카에선 조그마한 도움으로 한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얼굴도 모르는 저를 믿고 후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외교통상부가 제정한 아프리카 봉사상인 ‘이태석상’ 제2회 수상자인 백영심 씨(50·사진)는 27일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광을 후원자들에게 돌렸다. 의료시설이 전무한 아프리카 최빈국 말라위에서 20여 년간 의료봉사를 펼쳐온 백 씨는 ‘말라위의 나이팅게일’로 불린다.

고려대 부속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백 씨는 1990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1993년부터는 더 상황이 열악한 말라위에 보건소와 유치원, 학교를 짓고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돌입했다. 백 씨의 보건소는 5만 명이 거주하는 치무왈라 지역의 유일한 의료시설. 많을 땐 하루 600명의 환자가 찾아왔다. 그는 “말라위의 의료환경은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막막할 때가 많았지만 현지 사람들을 보면서 점점 희망을 얻었다”고 밝혔다.

2008년 한국 기업의 후원으로 백 씨가 수도 릴롱궤 외곽에 세운 대양누가병원은 200병상 규모로 커졌다. 말라위에서 가장 의료시설이 뛰어난 이 병원은 한 달 평균 2500명의 외래환자와 200명의 산모를 받고 있다. 2010년에는 백 씨는 갑상샘암에 걸리고도 대양간호대학을 설립해 의료인력 양성에 힘을 쏟았고, 현재 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의과대학을 세우려 애쓰고 있다. 그는 “말라위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의료 인력)”이라고 강조한다.

백 씨는 이날 시상식에서 “한국에서 여러분이 열심히 살듯이 단지 자리를 옮겨 주어진 삶을 살고 있을 뿐”이라며 “오히려 아프리카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지내는데 상까지 받게 돼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태석상’은 외교부가 남수단 톤즈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영면한 고 이태석 신부를 기리고 아프리카 지역의 봉사자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했다. 시상식에는 이태석 신부의 형인 이태영 신부가 참석해 “동생에게서 받은 감동을 사랑과 나눔으로 실천하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이태석상#백영심#암 투병#의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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