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관형 포스텍 교수 뇌종양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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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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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1기생 출신 토종 교수… 7년 투병중 세계적 업적 일궈
두 눈은 장애인에 기증

“과학에 대한 고인의 열정은 포스텍이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하는 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한국 과학의 미래를 짊어질 것으로 기대됐던 젊은 과학자가 오랜 암 투병을 하면서도 연구열을 멈추지 않았지만 끝내 세상을 떠 동료들이 비통해하고 있다.

4일 오전 경북 포항시 포스텍 교정에서 열린 고 강관형 교수(44·기계공학·사진) 영결식에 참석한 교직원 500여 명은 슬픔과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강 교수는 포스텍 1회 입학생(1987년)으로 석·박사 학위를 모교에서 취득하고 교수로 부임한 첫 졸업생. 2005년 9월 부임 후 왕성한 연구 활동을 펼쳤지만 안타깝게도 1일 뇌종양으로 숨졌다.

강 교수는 2006년 악성 뇌종양이 발견돼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학계의 주목을 받는 연구 성과를 잇달아 내놨다. 올 2월에는 동전 크기의 칩 속에 피 한 방울을 떨어뜨려 질병과 노화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세수술로봇의 손 조작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2010년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과 공동으로 바닷물을 민물로 바꾸는 휴대용 해수담수화 장치를 개발했다. 모두 투병 중에 이뤄낸 성과다.

강 교수는 부인과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남겨두고 떠나면서 유언으로 자신의 눈을 시각장애를 겪는 사람에게 기증했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강관형#포스텍 교수#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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