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美 브라운 기자 타계… ‘승려 분신’ 사진 찍어 美 베트남 정책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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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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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자 맬컴 브라운이 1963년 베트남 사이공 거리에서 좌선한 채 분신자살하는 승려를 촬영해 퓰리처상을 받은 사진.
미국 기자 맬컴 브라운이 1963년 베트남 사이공 거리에서 좌선한 채 분신자살하는 승려를 촬영해 퓰리처상을 받은 사진.
거리에서 좌선한 채 분신자살하는 승려의 사진을 찍어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기자 맬컴 브라운(사진)이 28일(현지 시간) 뉴햄프셔 주 하노버 시의 한 병원에서 파킨슨병 합병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81세.

브라운은 AP통신 베트남 특파원으로 일하던 1963년 고승 틱꽝둑(釋廣德)이 남베트남 정부에 항의하며 사이공(현 호찌민) 시 거리에서 소신(燒身) 공양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1964년 퓰리처상(국제보도부문 공동수상)을 받았다. 남베트남 정권을 지원하던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 사진이 세계 주요 신문에 실리자 베트남 관련 정책 전환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신문은 이 사진을 게재하지 않았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온 뒤 뉴욕타임스에 입사했으나 다시 베트남으로 떠나 남베트남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주로 썼다. 1970년대 후반부터는 과학전문기자로 활동했다. 뉴욕타임스는 “당숙인 작가 오스카 와일드처럼 위트 넘치는 글을 썼다”고 보도했다. 그는 2000년 은퇴 직후 뉴욕타임스에 쓴 에세이에서 “기자들은 조금 경력이 쌓이면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하지만 과학의 영역에는 하늘 아래 늘 새로운 것이 나타난다”고 썼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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