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에게 예상되는 질환을 미리 파악해 상태에 맞게 관리해주고 있어요. 고령자가 누우면 회복이 쉽지 않잖아요. 아예 눕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죠.”
1998년 겨울올림픽이 열렸던 일본 나가노(長野) 현의 사쿠(佐久) 시. 인구 10만 명의 작은 도시인 이곳은 1960, 70년대만 해도 일본 최단명(短命) 도시였다. 고원지대여서 짜게 먹는 식습관에다 운동도 부족하고 의료 혜택도 부족했던 탓이다.
하지만 지금은 일본 최장수 도시로 탈바꿈해 다른 자치단체와 주민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사쿠 시 평균수명은 남자 79.84세, 여자 86.48세. 남자는 일본에서 1위, 여자는 3위를 차지했다.
야니기다 세이지(柳田淸二·43·사진) 사쿠 시 시장은 13일 “건강은 개인 문제로만 덮어둬선 안 된다. 공적 의료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쿠 시는 전체 공무원 중 28.3%인 340명이 보건소나 시립병원, 시청 건강 관련부서에 배치돼 있다. 그는 “이런 비율은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이라며 “누구나 ‘건강한 100세’를 이루도록 이런 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쿠 시의 또 다른 특징은 자원봉사 형태의 ‘건강보도원’ 720명을 선발해 각 가정을 돌며 음식의 염도(鹽度)를 체크하고 65세 이상 고령자는 건강상태도 살펴보게 한다는 점이다.
야나기다 시장은 3년 전 당선된 뒤부터 예비 질환자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40대는 당뇨병, 60대는 치매 등 뇌혈관 계통 질환이 우려되는 만큼 집중적으로 이를 파악해 종합 관리한다”며 “이런 시스템은 일본에서도 사쿠 시뿐”이라고 자랑했다.
그는 “지금도 장수가 중요하긴 하지만 핀코로(일본에서 ‘죽을 때까지 활동하며’라는 뜻으로 사용)가 이뤄져야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 모두 행복하다”며 “자치단체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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