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에 참전했던 캐나다 에릭 우들(왼쪽 모자), 캘빈 앳킨(오른쪽 모자), 호주 이언 로버트슨 씨(앞쪽)가 12일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헌화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우리는 지금도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가치 있는 일을 했다고 믿습니다.”
“지금 한국의 번영과 발전은 국군과 유엔군이 함께 공산주의에 맞서 싸운데 대한 감사라고 생각합니다.”
6·25전쟁 발발 62주년을 앞두고 호주와 캐나다 참전용사와 가족이 12일 부산을 방문했다. 부산은 세계평화를 위해 이역만리에서 목숨을 바친 세계 각국 젊은이들의 넋이 안장돼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가 있는 곳. 그들의 고귀한 희생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부산시는 2009년부터 ‘자매도시 6·25 참전용사 초청사업’을 해 오고 있다.
올해는 호주 빅토리아 주에 사는 이언 로버트슨 씨(85), 캐나다 몬트리올 시에 거주하는 캘빈 앳킨 씨(81)와 에릭 우들 씨(81)를 비롯해 가족 3명이 4박 5일 일정으로 부산에 왔다.
21세 때 참전한 로버트슨 씨는 “북으로 진격하고 있을 때 한국 소녀들도 적십자 가방을 메고 전장에 있었다. 뒤로 물러서라고 해도 계속 앞장서며 부상병들을 치료하면서 함께 이동했다. 이것이 지금의 한국을 있게 한 한국인의 기상이 아닐까 여겨진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제3버펄리온 왕립 호주연대 소속 저격수였던 그는 주로 북한 정주지역에서 활동했다.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이다.
19세 때 해군으로 참전한 우들 씨는 “고국으로 돌아가 강연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 학생이 ‘다시 한국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또다시 참전하겠느냐’는 질문을 했다. 그때 나는 ‘한국에도 여기와 똑같이 웃고 뛰노는 아이들이 있고, 그들이 있는 한 다시 갈 것’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 구축함이 유엔군을 호위하며 압록강까지 진격했고, 6시간 동안 폭격이 가해졌던 때도 있었다”며 잠시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이들은 12일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로버트슨 씨의 전우 스티븐 스미스 씨 묘와 캐나다 및 호주 묘역에 헌화했다. 13일에는 부산시내를 관광하며 기장문화예절학교에서 한국전통문화와 예절교육도 체험했다. 14일에는 6·25전쟁 당시 부산에 있었던 임시수도기념관을 둘러볼 예정이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용기, 헌신에 대해 부산시민들의 마음을 담아 감사패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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