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재정장관 취임 1주년, 직원들에게 띄운 詩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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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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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1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띄운 시가 화제다. 박 장관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오늘만큼은 시 한 편을 음미하자”며 이상국 시인의 ‘오늘은 집에 일찍 가자’를 인용했다. 매일 늦게 퇴근하는 화자(話者)가 자신을 반성하면서 아내와 밥을 먹고 아이와 장난칠 수 있는 여유를 갖자는 내용의 시다.

딱딱한 정책과 숫자에 파묻혀 사는 재정부 직원들에게 박 장관의 시 한 수는 파격적으로 다가왔다. 752자의 짧은 편지에 3분의 1은 시로 채우면서 “오늘은 금요일입니다 ^_^”라고 웃는 얼굴 ‘이모티콘’까지 넣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취임 1년이라고 근엄한 내용을 담아봐야 직원들이 읽어보지도 않을 거라는 생각에 장관이 직접 시를 골라 쉽게 편지를 썼다”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5월부터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 근무제를 정부부처 중 처음으로 실시하고 매주 수, 금요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해 조기 퇴근을 독려하고 있다.

한편 박 장관은 편지에서 편안하면서도 위험을 잊지 않는 ‘안불망위(安不忘危)’의 자세로 근무해 달라고 당부했다. 당장 재정위기가 유럽 국가들처럼 임박한 것은 아니지만 안불망위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것이다. 그는 편지에서 “글로벌 재정위기, 물가, 일자리, 가계부채, 신용등급, 재정건전성 등 어느 하나 만만한 게 없는 살얼음판의 연속이었다”고 지난 1년을 회고했다. 이어 “여러분의 물샐틈없는 수비 덕분에 대량 실점 없이 공수 교대를 기다리며 승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며 “위기 다음에는 어김없이 기회가 찾아오니 그때를 위해 착실히 내공을 갈고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박재완#재정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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