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맨 아시아 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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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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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여성 첫 수상
홍콩시상식 참석 申씨 “中정부 인도적 차원서 탈북자 북송 막아달라”

소설 ‘엄마를 부탁해’로 ‘2011 맨 아시아 문학상’을 받은 신경숙 씨가 15일 홍콩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홍콩=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소설 ‘엄마를 부탁해’로 ‘2011 맨 아시아 문학상’을 받은 신경숙 씨가 15일 홍콩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홍콩=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소설가 신경숙 씨(49)가 장편 소설 ‘엄마를 부탁해’로 15일 ‘2011 맨 아시아 문학상(Man Asian Literary Prize)’을 수상했다. 이 상은 영국 최고 권위 문학상인 맨 부커상을 후원하는 투자회사 맨그룹이 2007년 아시아 작가들을 대상으로 제정했다. 신 씨는 첫 한국인 수상자이자 최초 여성 수상자가 됐다.

이날 홍콩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신 씨는 “지구의 이 끝과 저 끝에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전 세계인이 1, 2분 안에 소통하고 공유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폭력과 고통이 빠르게 전달되기도 하지만 인간적인 삶에 대한 성찰이나 사람들이 일구어낸 감동적인 이야기 또한 빠르게 전달된다”며 “이런 시대에 인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이야기가 희망이라고 생각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내가 고통스럽고 슬픔에 빠져 있을 때 나를 위로하고 나를 강하게 해주었던 것 또한 이 세상의 수많은 문학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였다. 내가 쓰는 작품 속의 이야기도 지금 큰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 씨는 “마지막으로 이 자리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중국의 탈북자 북송 문제를 꺼냈다. 그는 “이것은 정치 이야기가 아니라 위험에 처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를 여기서 하는 것은 여기가 국제도시 홍콩이고 중국령이기 때문”이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지금 생존을 위해 중국으로 탈출한 탈북자들이 다시 북송되는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탈출한 사람들을 되돌려 보내는 것은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에게 중국 정부의 인도적인 차원의 배려와 국제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기를 바랍니다.”

라지아 이크발 심사위원장은 “엄마라는 존재의 의미뿐만 아니라 한국 가정의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보여주는 자화상”이라고 ‘엄마를 부탁해’의 수상 배경을 밝혔다. 상금으로 신 씨는 3만 달러(약 3400만 원)를, 영문판 번역자인 김지영 씨(30)는 5000달러(약 560만 원)를 받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홍콩=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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