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의 폐허에서 생태계의 보고로 소생한 비무장지대(DMZ)를 주제로 한 정원예술 작품이 내년 영국 첼시플라워쇼에 전시된다.
영국 왕립원예협회(RHS)는 한국의 정원디자이너 황지해 씨(35·사진)의 ‘고요한 시간: DMZ 금지된 화원’을 내년 5월 22∼26일 런던에서 열리는 첼시플라워쇼 가든부문 전시작으로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1827년 시작된 첼시플라워쇼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을 제외하고 180여 년간 지속된 세계 최고 권위의 정원·원예 박람회로, 연 15만 명 이상이 관람한다.
매년 600∼800개의 기업이 참가하지만 행사의 백미로 꼽히는 가든부문에는 220m² 크기의 대형 정원 10여 개를 선보일 뿐이다. 가든부문에 처음 참가하는 한국인이 된 황 씨는 5월 열린 첼시플라워쇼에서 아티즌 가든부문(20m²) 금상을 받기도 했다.
작품 ‘고요한 시간’은 DMZ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은 경계초소, 한국군과 영국군의 군번 줄, 군복 단추로 만든 길, 참전 기념 조형물, 노병들이 소장해온 사진과 소품으로 꾸며진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영국군 노병 4명의 이름도 함께 새긴다.
황 씨는 “DMZ를 정원예술로 표현해 그동안 우리가 품지 못한 참전용사들의 아픔을 위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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