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걱정 마시고 포근한 한가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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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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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대장 첫 경감 승진으로 대원들 사기충천… 40여명 한마음 똘똘

이승수 독도경비대장(왼쪽)과 대원들이 추석을 앞둔 9일 동아일보의 요청으로 경비시설 옆 태극기 게양대에 모여 늠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독도경비대 제공
이승수 독도경비대장(왼쪽)과 대원들이 추석을 앞둔 9일 동아일보의 요청으로 경비시설 옆 태극기 게양대에 모여 늠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독도경비대 제공
“독도 경비를 한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독도 걱정은 조금도 마시고 즐거운 추석 보내십시오. 충성!”

9일 동아일보 기자와 통화를 한 독도경비대 소속 홍승훈 일경(22·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목소리는 듬직했다. 중앙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를 2학년까지 다니다가 올해 3월 입대한 홍 일경은 “독도 꼭대기에서 사방으로 펼쳐지는 동해를 볼 때마다 뭉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추석을 맞는 독도의 풍경이 이전과는 다르다. 40여 명에 이르는 독도경비대원들의 사기가 더욱 높아졌다. 지난달 경비대장의 계급이 경위에서 경감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독도의용수비대를 계승해 경찰이 독도 경비를 맡은 지 55년 만에 가장 높은 계급이다.

경비대원들은 추석날 아침 체육관에서 합동차례를 지낸 뒤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 문안을 드릴 예정이다. 전북 익산시 출신으로 군산대 유럽미디어문화학과 1학년을 마치고 올해 2월 입대한 윤양렬 일경(21)은 “추석이 지나면 곧 근무를 교대한다”며 “독도 첫 근무 50일은 내 삶의 가장 소중한 부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차례에는 삽살개 ‘지킴이’도 동참한다. 독도에는 다섯 살 된 삽살개 한 쌍이 살고 있다. 암컷은 지난해 8월 울릉도에 들어가 새끼 9마리를 낳은 뒤 아직 독도경비대로 복귀하지 않았다. 경비대원들은 암컷 이름은 ‘독도’로, 수컷은 ‘지킴이’로 지었다. 대원들이 “독도 지킴이!”라고 소리치면 두 마리가 나란히 달려오곤 한다.

지난달 초 경감 경비대장 1호로 부임한 이승수 대장(33·경찰대 19기)은 “독도경비대는 대원과 삽살개가 모두 가족처럼 똘똘 뭉쳐 있다”며 “대장의 계급이 높아지면서 대원들이 좋아해 부대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올해 1월 결혼한 이 대장의 부인도 대구남부경찰서에서 경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독도의 서도 주민숙소에 사는 김성도 독도리 이장(72) 부부도 추석을 맞는 기분이 새롭다. 50년 넘게 독도와 부대끼고 있지만 올해 추석은 독도에서 가장 좋은 집에서 차례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비좁고 낡은 주민숙소는 20여 년 만에 30억 원을 들여 증개축해 올해 5월 준공했다. 며칠 전 울릉도에 나가 제수용품을 구입했다는 김 이장은 “함께 사는 울릉군청 파견 직원 2명과 추석 차례를 지낼 예정”이라며 “증축한 숙소에서 3개월째 편안하게 지내니 대한민국 땅 독도가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한편 2003년 울릉군 서면에 정착해 울릉군민이 된 가수 이장희 씨(64)는 추석날 울릉경비대를 찾아 최근 발표한 노래 ‘울릉도는 나의 천국’을 들려주며 대원들과 미니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울릉도=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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