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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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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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탈의중’ 광고 만든 이제석씨 이번엔 경찰홍보 광고

<현상수배>
‘30대 중반의 이 남성은 도시 주택가 지역을 아침저녁으로 출몰함. 상습적으로 무고한 시민을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함. 대낮에도 부녀자와 미성년자를 강간하고 유유히 사라짐.’ 신고처: 없음》

이제석 씨가 만든 홍보물. 지구대 간판을 술집 간판처럼 만든 뒤 ‘경찰서는 술집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취객들이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리는 현실을 꼬집었다. 경찰청 제공
이제석 씨가 만든 홍보물. 지구대 간판을 술집 간판처럼 만든 뒤 ‘경찰서는 술집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취객들이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리는 현실을 꼬집었다. 경찰청 제공
읽다 보면 섬뜩해지는 이 현상수배 전단은 사실 경찰이 없다면 세상이 어떻게 될지 반어적으로 묘사한 홍보광고다. 광고 아래는 ‘만약 하루만 경찰이 사라진다면?’이란 문구 아래 ‘세상이 비록 우리를 몰라줄지라도, 세상은 우리를 필요로 합니다’라는 경찰의 존재 의의를 강하게 부각시켰다.

이 경찰 홍보 광고는 ‘광고 천재’로 불리며 국제적 광고 공모전을 휩쓴 광고전문가 이제석 씨(29·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가 만들었다. 이 씨는 최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보수작업 때 ‘이순신 장군 탈의 중’이라고 쓰인 광고물을 설치해 화제를 낳은 인물. 그는 계명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수석 졸업하고 2006년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츠’에 편입한 뒤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원쇼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등 국제 광고 공모전에서 50여 차례 수상했다.

경찰은 19일 이 씨를 경찰 홍보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이 씨는 이날 위촉식에서 지구대 간판을 술집 네온사인처럼 형상화한 뒤 ‘경찰서는 술집이 아닙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홍보물도 소개했다. 취객들이 지구대에서 난동을 부리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 씨는 “근엄하고 딱딱한 지금의 경찰 이미지를 친근하게 바꾸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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