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 잡는 ‘중국댁 여경’ 2년만에 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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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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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시집와 해경에 특채
김영옥씨 경장 계급장 달아

12일 해양경찰청에서 열린 ‘2011년 상반기 특별 승진 임용식’에서 모강인 해양경찰청장 (왼쪽)이 김영옥 경장에게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12일 해양경찰청에서 열린 ‘2011년 상반기 특별 승진 임용식’에서 모강인 해양경찰청장 (왼쪽)이 김영옥 경장에게 계급장을 달아주고 있다. 해양경찰청 제공
중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최초로 해양경찰에 특채된 여경이 2년 만에 특별 승진했다. 해양경찰청은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3009함(3000t급)에서 근무 중인 김영옥 순경(34)이 경장으로 특진됐다고 12일 밝혔다. 통상 순경에서 경장으로 승진하려면 4∼6년이 걸린다. 김 경장은 중국어선 검거 등 현장 업무에 공적이 뛰어난 점을 인정받았다. 김 경장은 지난해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을 검문검색하는 현장의 통역요원으로 활동하면서 중국어선 30척을 나포하고 선원 350명을 검거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또 지난해 12월 전남 신안군 흑산도 만재도 해상에서 기상악화로 전복된 화물 운반선에서 승조원 15명 전원을 구조하는 데도 큰 몫을 했다.

2008년 12월 이주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1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당당히 해양경찰관에 합격한 김 경장은 지금의 남편 성홍범 씨(48)를 1999년 중국 지린(吉林) 성에서 지인의 소개로 만나 결혼했다.

▶본보 2009년 7월 23일자 A27면 보도
시집온지 10년 ‘억척 중국댁’ 해양경찰관 되다


남편 성 씨는 현재 전남 해남경찰서에서 기능직 9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해남군 해남읍에서 신혼살림을 차린 김 경장은 ‘억척 중국댁’으로 불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해남군에서 중국어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는가 하면 중국어 실력을 살려 대불대 중국어과에 편입해 교사자격증도 취득했다. 이후 김 경장은 해양경찰관을 목표로 정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바다 관련 전문서적을 읽고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대형버스 운전면허증까지 취득했다. 체력시험을 위해 태권도는 물론이고 해남군 육상팀에 합류해 멀리뛰기와 윗몸일으키기, 100m 달리기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끝에 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순경 계급장을 달게 됐다.

김 경장은 임용 이후 지금까지 함정에서만 근무하고 있다. 김 경장은 “한번 출동하면 7박 8일간 바다 위에서 생활하는 탓에 초등학생인 남매를 돌볼 시간이 없지만 남편이 외조를 잘해 줘 걱정이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목포=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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