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에서 열린 김준엽 전 총장 발인식에서 상주인 홍규 씨가 김 전 총장의 영정을 들고 교내를 돌고 있다.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 영결식이 10일 오전 8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병원 영결식장에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이기택 4·19혁명공로자회 회장과 김정배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병철 고려대 총장, 이부영 박계동 김영춘 전 국회의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등 국내 학계 및 정관계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고인에 대한 묵념과 함께 시작된 영결식은 약력 보고, 추모사, 조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추모사를 낭독한 이기택 회장은 “선생님은 살아 계시는 것만으로도 나라의 기둥이셨고 우리의 힘이고 자랑이었다”며 “선생님이 걸어온 애국의 길과 정의의 길을 잊지 않고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정배 이사장은 “선생님은 관리(국무총리)를 맡아 달라는 부탁을 끊임없이 받고도 사양하며 학문세계를 지켰다”며 조사 낭독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어 “선생님의 훌륭한 인품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며 “선생님의 간절한 소망이었던 조국 통일은 후학 몫이니 걱정하지 마시고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이 명예교수로 위촉됐던 중국 저장(浙江)대도 사회자가 대독한 추도사를 통해 “한중 학술 교류에 힘써 온 선생님의 노력으로 한국연구소를 설립할 수 있었다”며 “선생님의 뜻을 이어 한국 연구와 한중 학술 교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러 달라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영결식은 30여 분 만에 간소하게 치러졌다.
영구차는 오전 9시 영결식장을 떠나 고려대 안암캠퍼스를 한 바퀴 돈 뒤 종로구 명륜동 자택을 거쳐 장지인 국립대전현충원으로 향했다. 학교에서 영구차를 배웅한 졸업생 이보현 씨(30)는 “한 번도 뵙지 못했지만 김 전 총장의 인품에 대해 익히 알고 있다”며 “이 시대의 참스승을 잃은 것 같아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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